수은 : 그러면 오프라인 까페에서 일할 때 만나서 세 분이 지금 같이 사시는 거죠?
로나 : 그렇죠~ 거기서 친해져서요. 만나보니깐 되게 잘 맞아요. 서로 또 다른 나를 보는 것 같다. 막 이렇게 말하거든요.. 서로 다 비슷하고 공통점이 있고 성격은 비슷한가 싶다가도 아닌가 싶다가 또 다행히 잘 맞구요. 재밌게 잘 살고 있죠. [웃음]
수은 : 같이 산 지는 한 두 세 달 되신 거죠?
로나 : 같이 산 지는 두 달 좀 넘었죠 이제.
수은 : 재밌겠다 같이 살면.
로나 : 뭐 재밌...죠. 다들 되게 비슷한 경로를 밟아서. 로미 언니는 에디 언니한테 ‘너의 미래가 나다.’ 이러고 에디는 나한테 ‘너의 미래는 나겠다.’ 이러고 그럼 최종적으로 너는 이 사람이 되겠다~ 그래요. [웃음] 뭐 그런 거죠. 아 난 최종적으로 저 사람이 되겠구나...
수은 : 그래도 괜찮은 사람들 만나서 다행이다.
로나 : 그쵸.
수은 : 아직 잘 모르지만? [웃음]
로나 : 아직 잘 모르죠. 그래도 난 솔직히 트랜스젠더 친구들 많이 없었던 이유가... 옛날에 알았는데 애들이 약간 성매매하는 쪽으로 많이 빠졌어요. 그리고 맨날 죽겠다는 소리 하는 애들로만 가득 차서 사실상 친하게 지내는 트랜스젠더 친구들이 거의 한 명도 없었다고 봐야 되거든요. 근데 한국 와서 좀 일반적인 사회 시선에서 정상적인 그런...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사는 사람들이면서 정말 꿈이 있고, 원하는 목표가 있는 그런 트랜스젠더들을 만난 게 이 두 언니거든요. 그래서 저 두 사람을 만남으로써 내가 좀 더 용기를 얻어 갖고 잘 살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웃음] 왜냐하면 내가 봤던 사람들은 다 그냥, 하루 살고 하루 그냥, 이제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다는 듯 막 그렇게 사는 애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물론 직업에 귀천이 있는 건 아니지만 되게 뭔가... 저, 물론 진짜 내가 나는 업소의 여왕이 되는 게 꿈이다 하면 상관 없겠죠. 남의 일이라서 함부로 뭐라 하면 안 되지만... 그렇게 사는 걸 보면 좀, 되게... 안타깝기도 하고, 저기서 끝을 내고 싶었을까… 싶기도 해요. 더 잔인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그렇게 만든 거라고도 하는데 사회적으로 뭔가 힘들어서 그런 걸 수도 있죠. 그리고 나이 들어서 비참하게 생활하는 사람들 많다고 하니깐.
아무튼 그래서 나는 정말 잘 살고 싶은데, 똑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저렇게 둘이 옆에 있으니까, 또 같은 길을 걷고 있으니까 힘이 많이 돼요. 그래서 되게 잘 맞고 서로 잘 뭉치는 거 같애요.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둘은 남자로서 의무도 다 한 사람들이고. [웃음]
수은 : 남자로서의 의무요?
로나 : 병역의 의무요. [웃음] 저 사람들은 다 했거든요. 그리곤 오히려 대놓고 막, 군대도 가기 싫어서 피할꺼면 트랜스젠더 되면 안 된다고 막 그러고 있고. [웃음] 그것도 못 견디면서 어떡하냐구.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 강해져야 된다고. [웃음]
수은 : 아 진짜~ 그냥 혼자서 명상하면서 강해지면 되는 거 아니야?
로나 : 강해져야 된다고 막. [웃음]
수은 : 아, 혹시 한국 시민권 갖고계세요?
로나 : 아~ 캐나다 시민권.
수은 : 그럼 안 가도 되겠다.
로나 : 안 가도 되는 거죠. 근데 저 사람은 참, [웃음] 강한 티지가 되라! 이러니까 [웃음]
수은 : 그냥, 거기 안 가도 강한 티지는 될 수 있을텐데...
로나 : 뭐, 그래요~
수은 : 그럼 군대 문제도 안 괴롭히는 거죠?
로나 : 솔직히 말해서 전 군대문제가 괴롭히진 않아요.
수은 : 한국이 특히 20대 초반에 빨리 진행하려는 게 군대 문제도 좀 큰 거 같긴 해요.
로나 : 그쵸~ 근데 뭐 나도 갔다 와도 나쁘지 않다고 느껴요. 갔다오면 좀 더 나한테 손가락질 할 사람이 없으니까. 왜냐면 트랜스젠더라고 시비 걸면, 난 남자로서 의무도 다 했는데 니가 왜 나한테 그러냐? 할 수 있는 거니까. 왜 나한테 까부냐? [웃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러면 진짜 아무도 뭐라고 꿈쩍 못 할 꺼 같아요. 왜냐면 내가 미국에서 친했던 그 트랜스젠더 언니가 있어요. 크리스틴 벡이라는 언닌데, 그 사람도 “아니, 내가 미해군 특수부대에서 20년 간 있었고 나는 오사마 빈 라덴 그 암살하는 데 작전이 투입됐던 사람인데 니가 나한테 어쩔꺼냐~” [웃음] 그 사람은 막 훈장도 세 개 받았던 사람인데, 막 임무에 투입 됐다가 심하게 부상 입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받는 훈장도 받았던 사람인데. [웃음] 그니까 누가 그 사람한테 뭐라 할꺼야~ [웃음] 언제 한 번 미국 방송에서 어떤 코미디언이 막 트랜스젠더들 약간 놀리는 듯한 개그를 했다가, 그 언니가 자기 페이스북에다가 딱 올렸던 게 이런 거였어요. 너가 오늘 그렇게 모욕을 줬던 그 사람이 지난 날 네가 존경을 표했던 그 베테랑 군인이다. 이렇게 딱 하니까 아무도... 다들 쉿. [웃음]
수은 : 그렇구나...그럼 여기 사람들이랑 같이 살기 전엔 어디 사셨어요?
로나 : 한국에 처음 와서는 사촌 오빠가 자취를 하는 데 같이 살다가, 여기로 왔죠. 아무래도 편하긴 편하니까.
수은 : 사촌 오빤 아무 말도 안 해요?
로나 : 그간 워낙 오랫동안 나를 봐와서. 이게 어느 한 순간 딱 이렇게 나와버리면 “어~ 뭐지?” 이럴텐데, 조금 조금씩 뭔가 변화되는 걸 봐왔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어? 뭔가 달라진 거 같은데? 하면서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닐까? 얜 원래 이랬었지? 하면서요. [웃음] 나는 너무 신기한 게 진짜, 한국 와가지고 외할머니 앞에서 똑같이 얘기하는데도 아예 생각을 못 하시고. 이모도 그런 걸 생각을 못 하시고. 사촌 언니는 조금 으으응? 하는 거 같긴 한데. 아, 어저께 이제 친오빠 만났어요.
수은 : 아, 어제요?
로나 : 2년 만에 본 거였거든요. [같이 웃음] 친오빠는 지금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친오빠가 잠깐 휴가 내가지고선 열흘 한국에 왔는데 어저께 이제 2년 만에 만났죠. “어유~ 2년 만이네?” [같이 웃음] 그러구 별 거 없구. [웃음]
수은 : 만나셨을 때 어떠셨어요?
로나 : 친오빠는... 못 알아보고 전화해서 “너 어디야?” [같이 웃음] “나 지금 거기 있는데.” “너 안 보이는데, 나도 거기 있는데?” 해가지고 내가 “머리 길고 노란 애를 찾아봐라.” “아 어딨는거야~” 이렇게 [웃음]
수은 : 2년 만에 만나서~
로나 : 친오빠도 별로 못 느끼는 거 같구. 워낙 오랫동안 내가 그렇게 변화되는 걸 봐왔으니깐. 다들 그거라고 생각을 못 하는 거 같애~ [같이 웃음]
수은 : 왜 못하지?
로나 : 그러니까 이게 우리 가족에 그게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하는 거라니까. 설~마. 트랜스젠더가 우리 가족에? 그런 거. [웃음]
수은 : 근데 어떤 애들은 가족이 인정 안 해주고 자기를 캐치 못 하고 이러면 좀 짜증나고 힘들어하잖아요.
로나 : 그쵸. 난 그런 건 없어요. 왜냐면은 일단은 우리 가족은 가족애가 별로 없고. 친오빠는 “아, 니가 뭘 하던 나하고 뭔 상관이야.” 이렇게 되게 쿨해요. 뭐 나는 걱정도 안 되고. 친오빠한테 지금 당장 커밍아웃을 해야지! 이런 걸 느끼지도 않고, 뭐 어느 날 내가 여자가 되서 만나도 “어? 너 그렇게 됐냐? 어 그래?” 하고 말 것 같구. [웃음] 그리고 아버지하고는 그렇게 딱히 좋은 관계가 아니예요. 그래서 오히려 아버지하고 거리가 머니깐 더 이게 편하게 가능한 거 같고.
수은 : 아~ 그런 거 같기도 해요.
로나 : 내가 보니까 오히려 가족애가 되게 끈~끈한 그런 애들이 되게 힘든 거 같애요. 어떤 면에서는 남들 같이 그런 끈끈한 가족을 못 가져서 불행한데, 어떻게 보면 행운이기도 하고. 지금 나 같은 성향에서는 딱히 걱정되는 게 없으니까. [웃음] 딱 하나 꺼려지는 건, 나는 이모나 외할머니나 사촌언니 사촌오빠 다 말해도 별로 겁이 안 나는데, 이상하게 사촌동생들한테는.
수은 : 아, 동생들...
로나 : 동생들은 약간 그럴 것 같은 느낌? 내가 아무래도 걔들보다 나이가 위니까 동생들한테는 뭔가 되게, 솔직히 약간 좀 겁이 난다고 해야 되나? 얘들이 이거 알면 충격이려나? 나를 어떻게 볼까? 그거는 되게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구요.
수은 : 그 캐나다에서 같이 살던 동생들이죠?
로나 : 캐나다에서 같이 살던 사촌 동생 둘. 외삼촌이나 외숙모가 ‘너네 사촌형을 봐라 저렇게 열심히 해라’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걔네들 입장에서는 제가 약간 모델이었는데, 어느 날 이제 여자가 떡 하니 돼서 오면 대체 걔네들은 날 뭐라고 받아들일까. [웃음] 그것만 조금 걱정이고 다른 건 별로 걱정인 게 없어요.
그래서 나는 진짜 나만 생각해가지고 결정 내리면 되는 거니까 마음은 편해요. 다른 외부적인 사항에 흔들리지 않으니까. 어떤 결정을 내려도 내가 정말 원해서 내린 결정이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나만의 결정이다. 하는 게 있으니깐. 그래, 이제 결정을 내릴 시기가 좀 온 것 같고, 그래서 호르몬도 아마 시작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수은 : 그러면 오프라인 까페에서 일할 때 만나서 세 분이 지금 같이 사시는 거죠?
로나 : 그렇죠~ 거기서 친해져서요. 만나보니깐 되게 잘 맞아요. 서로 또 다른 나를 보는 것 같다. 막 이렇게 말하거든요.. 서로 다 비슷하고 공통점이 있고 성격은 비슷한가 싶다가도 아닌가 싶다가 또 다행히 잘 맞구요. 재밌게 잘 살고 있죠. [웃음]
수은 : 같이 산 지는 한 두 세 달 되신 거죠?
로나 : 같이 산 지는 두 달 좀 넘었죠 이제.
수은 : 재밌겠다 같이 살면.
로나 : 뭐 재밌...죠. 다들 되게 비슷한 경로를 밟아서. 로미 언니는 에디 언니한테 ‘너의 미래가 나다.’ 이러고 에디는 나한테 ‘너의 미래는 나겠다.’ 이러고 그럼 최종적으로 너는 이 사람이 되겠다~ 그래요. [웃음] 뭐 그런 거죠. 아 난 최종적으로 저 사람이 되겠구나...
수은 : 그래도 괜찮은 사람들 만나서 다행이다.
로나 : 그쵸.
수은 : 아직 잘 모르지만? [웃음]
로나 : 아직 잘 모르죠. 그래도 난 솔직히 트랜스젠더 친구들 많이 없었던 이유가... 옛날에 알았는데 애들이 약간 성매매하는 쪽으로 많이 빠졌어요. 그리고 맨날 죽겠다는 소리 하는 애들로만 가득 차서 사실상 친하게 지내는 트랜스젠더 친구들이 거의 한 명도 없었다고 봐야 되거든요. 근데 한국 와서 좀 일반적인 사회 시선에서 정상적인 그런...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사는 사람들이면서 정말 꿈이 있고, 원하는 목표가 있는 그런 트랜스젠더들을 만난 게 이 두 언니거든요. 그래서 저 두 사람을 만남으로써 내가 좀 더 용기를 얻어 갖고 잘 살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웃음] 왜냐하면 내가 봤던 사람들은 다 그냥, 하루 살고 하루 그냥, 이제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다는 듯 막 그렇게 사는 애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물론 직업에 귀천이 있는 건 아니지만 되게 뭔가... 저, 물론 진짜 내가 나는 업소의 여왕이 되는 게 꿈이다 하면 상관 없겠죠. 남의 일이라서 함부로 뭐라 하면 안 되지만... 그렇게 사는 걸 보면 좀, 되게... 안타깝기도 하고, 저기서 끝을 내고 싶었을까… 싶기도 해요. 더 잔인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그렇게 만든 거라고도 하는데 사회적으로 뭔가 힘들어서 그런 걸 수도 있죠. 그리고 나이 들어서 비참하게 생활하는 사람들 많다고 하니깐.
아무튼 그래서 나는 정말 잘 살고 싶은데, 똑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저렇게 둘이 옆에 있으니까, 또 같은 길을 걷고 있으니까 힘이 많이 돼요. 그래서 되게 잘 맞고 서로 잘 뭉치는 거 같애요.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둘은 남자로서 의무도 다 한 사람들이고. [웃음]
수은 : 남자로서의 의무요?
로나 : 병역의 의무요. [웃음] 저 사람들은 다 했거든요. 그리곤 오히려 대놓고 막, 군대도 가기 싫어서 피할꺼면 트랜스젠더 되면 안 된다고 막 그러고 있고. [웃음] 그것도 못 견디면서 어떡하냐구.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 강해져야 된다고. [웃음]
수은 : 아 진짜~ 그냥 혼자서 명상하면서 강해지면 되는 거 아니야?
로나 : 강해져야 된다고 막. [웃음]
수은 : 아, 혹시 한국 시민권 갖고계세요?
로나 : 아~ 캐나다 시민권.
수은 : 그럼 안 가도 되겠다.
로나 : 안 가도 되는 거죠. 근데 저 사람은 참, [웃음] 강한 티지가 되라! 이러니까 [웃음]
수은 : 그냥, 거기 안 가도 강한 티지는 될 수 있을텐데...
로나 : 뭐, 그래요~
수은 : 그럼 군대 문제도 안 괴롭히는 거죠?
로나 : 솔직히 말해서 전 군대문제가 괴롭히진 않아요.
수은 : 한국이 특히 20대 초반에 빨리 진행하려는 게 군대 문제도 좀 큰 거 같긴 해요.
로나 : 그쵸~ 근데 뭐 나도 갔다 와도 나쁘지 않다고 느껴요. 갔다오면 좀 더 나한테 손가락질 할 사람이 없으니까. 왜냐면 트랜스젠더라고 시비 걸면, 난 남자로서 의무도 다 했는데 니가 왜 나한테 그러냐? 할 수 있는 거니까. 왜 나한테 까부냐? [웃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러면 진짜 아무도 뭐라고 꿈쩍 못 할 꺼 같아요. 왜냐면 내가 미국에서 친했던 그 트랜스젠더 언니가 있어요. 크리스틴 벡이라는 언닌데, 그 사람도 “아니, 내가 미해군 특수부대에서 20년 간 있었고 나는 오사마 빈 라덴 그 암살하는 데 작전이 투입됐던 사람인데 니가 나한테 어쩔꺼냐~” [웃음] 그 사람은 막 훈장도 세 개 받았던 사람인데, 막 임무에 투입 됐다가 심하게 부상 입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받는 훈장도 받았던 사람인데. [웃음] 그니까 누가 그 사람한테 뭐라 할꺼야~ [웃음] 언제 한 번 미국 방송에서 어떤 코미디언이 막 트랜스젠더들 약간 놀리는 듯한 개그를 했다가, 그 언니가 자기 페이스북에다가 딱 올렸던 게 이런 거였어요. 너가 오늘 그렇게 모욕을 줬던 그 사람이 지난 날 네가 존경을 표했던 그 베테랑 군인이다. 이렇게 딱 하니까 아무도... 다들 쉿. [웃음]
수은 : 그렇구나...그럼 여기 사람들이랑 같이 살기 전엔 어디 사셨어요?
로나 : 한국에 처음 와서는 사촌 오빠가 자취를 하는 데 같이 살다가, 여기로 왔죠. 아무래도 편하긴 편하니까.
수은 : 사촌 오빤 아무 말도 안 해요?
로나 : 그간 워낙 오랫동안 나를 봐와서. 이게 어느 한 순간 딱 이렇게 나와버리면 “어~ 뭐지?” 이럴텐데, 조금 조금씩 뭔가 변화되는 걸 봐왔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어? 뭔가 달라진 거 같은데? 하면서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닐까? 얜 원래 이랬었지? 하면서요. [웃음] 나는 너무 신기한 게 진짜, 한국 와가지고 외할머니 앞에서 똑같이 얘기하는데도 아예 생각을 못 하시고. 이모도 그런 걸 생각을 못 하시고. 사촌 언니는 조금 으으응? 하는 거 같긴 한데. 아, 어저께 이제 친오빠 만났어요.
수은 : 아, 어제요?
로나 : 2년 만에 본 거였거든요. [같이 웃음] 친오빠는 지금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친오빠가 잠깐 휴가 내가지고선 열흘 한국에 왔는데 어저께 이제 2년 만에 만났죠. “어유~ 2년 만이네?” [같이 웃음] 그러구 별 거 없구. [웃음]
수은 : 만나셨을 때 어떠셨어요?
로나 : 친오빠는... 못 알아보고 전화해서 “너 어디야?” [같이 웃음] “나 지금 거기 있는데.” “너 안 보이는데, 나도 거기 있는데?” 해가지고 내가 “머리 길고 노란 애를 찾아봐라.” “아 어딨는거야~” 이렇게 [웃음]
수은 : 2년 만에 만나서~
로나 : 친오빠도 별로 못 느끼는 거 같구. 워낙 오랫동안 내가 그렇게 변화되는 걸 봐왔으니깐. 다들 그거라고 생각을 못 하는 거 같애~ [같이 웃음]
수은 : 왜 못하지?
로나 : 그러니까 이게 우리 가족에 그게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하는 거라니까. 설~마. 트랜스젠더가 우리 가족에? 그런 거. [웃음]
수은 : 근데 어떤 애들은 가족이 인정 안 해주고 자기를 캐치 못 하고 이러면 좀 짜증나고 힘들어하잖아요.
로나 : 그쵸. 난 그런 건 없어요. 왜냐면은 일단은 우리 가족은 가족애가 별로 없고. 친오빠는 “아, 니가 뭘 하던 나하고 뭔 상관이야.” 이렇게 되게 쿨해요. 뭐 나는 걱정도 안 되고. 친오빠한테 지금 당장 커밍아웃을 해야지! 이런 걸 느끼지도 않고, 뭐 어느 날 내가 여자가 되서 만나도 “어? 너 그렇게 됐냐? 어 그래?” 하고 말 것 같구. [웃음] 그리고 아버지하고는 그렇게 딱히 좋은 관계가 아니예요. 그래서 오히려 아버지하고 거리가 머니깐 더 이게 편하게 가능한 거 같고.
수은 : 아~ 그런 거 같기도 해요.
로나 : 내가 보니까 오히려 가족애가 되게 끈~끈한 그런 애들이 되게 힘든 거 같애요. 어떤 면에서는 남들 같이 그런 끈끈한 가족을 못 가져서 불행한데, 어떻게 보면 행운이기도 하고. 지금 나 같은 성향에서는 딱히 걱정되는 게 없으니까. [웃음] 딱 하나 꺼려지는 건, 나는 이모나 외할머니나 사촌언니 사촌오빠 다 말해도 별로 겁이 안 나는데, 이상하게 사촌동생들한테는.
수은 : 아, 동생들...
로나 : 동생들은 약간 그럴 것 같은 느낌? 내가 아무래도 걔들보다 나이가 위니까 동생들한테는 뭔가 되게, 솔직히 약간 좀 겁이 난다고 해야 되나? 얘들이 이거 알면 충격이려나? 나를 어떻게 볼까? 그거는 되게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구요.
수은 : 그 캐나다에서 같이 살던 동생들이죠?
로나 : 캐나다에서 같이 살던 사촌 동생 둘. 외삼촌이나 외숙모가 ‘너네 사촌형을 봐라 저렇게 열심히 해라’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걔네들 입장에서는 제가 약간 모델이었는데, 어느 날 이제 여자가 떡 하니 돼서 오면 대체 걔네들은 날 뭐라고 받아들일까. [웃음] 그것만 조금 걱정이고 다른 건 별로 걱정인 게 없어요.
그래서 나는 진짜 나만 생각해가지고 결정 내리면 되는 거니까 마음은 편해요. 다른 외부적인 사항에 흔들리지 않으니까. 어떤 결정을 내려도 내가 정말 원해서 내린 결정이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나만의 결정이다. 하는 게 있으니깐. 그래, 이제 결정을 내릴 시기가 좀 온 것 같고, 그래서 호르몬도 아마 시작을 하게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