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에서 만난 당사자들의 인터뷰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트랜스젠더와 주변인의 삶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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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인터뷰는 5~10차례에 걸쳐 연재됩니다.

각 인터뷰는 참여자의 신상보호를 위해
이름, 장소, 직업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내용이 왜곡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각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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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1. 부모님도 친척분들도 다들 지지해주시고


에디 : 일단 자기 소개 좀 부탁드게요.

서우 : 저는 ftm이고요. 지금은 거의 수술 마지막 단계, 성기재건수술을 받고 있어요. (성기재건수술은) 단계적으로 나눠지는데 1단계를 했고. 다음 달에 수술을 또 받으러 나갈 거고. 지금 대학은 졸업은 했는데 수술받고 나서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까 오래 쉬는 걸로 생각하고 있고요. 제 정체성에 대해선 가족들이 다 알아요. 이모든, 고모든… 외할머니만 빼곤 다 아세요. 운이 좋게도 다들 지지를 해주셔서 저는 비교적 수월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해외에서 태어났는데요. 해외 쪽은 성기재건을 안 해도 법적으로 성별을 바꿀 수 있어서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으로 성별을 정정했어요. 학교를 다니는 도중에 바꿨어요.

에디 : 외국 어디에서요?

서우 : 미국에서요.

에디 : 그럼 이번에 수술 하는 건 같은 데로 갔나요?

서우 : 아니요. 동유럽 쪽 세르비아에 가서 했어요.

에디 : 거기 정보는 어떻게 아신 거예요?

서우 : 저도 정보를 찾아보니까 외국 쪽이 좀 더 커뮤니티라든지, 그런 정보가 많아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어서 그쪽에서 가입을 해서 활동을 하면서 정보를 많이 얻었어요.

에디 : 우와~ 놀랍네요. 제가 배울 게 많네요. 그럼 지금은 일단 졸업하시고 수술 준비하는 그 단계이신 거죠?

서우 : 네.

에디 : 그렇구나. 근데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저는 가장 궁금한 게 가족분들께서 다 이해해주셨잖아요, 외할머니 빼고?

서우 : 외할머니는 말씀 안 들으셔요.

에디 : 근데 외할머니는 솔직히 큰 상관이 없지 않나요? [웃음] 보통 부모님, 직계 가족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언제 커밍아웃을 하셨어요?

서우 : 딱히 제가 직접 말한 적은 없는 거 같아요. 그냥 힘들어 하니까 정신과 상담도 받고 그러면서 알게 되신 거 같아요.

에디 : 그때가 언제쯤이에요?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때랑 그 후 가족이 알아챘을 그 시기가...?

서우 : 고등학생 때요.

에디 : 당시 어떤 게 가장 힘드셨는데요? 내가 몸이 다르다는 이러한 인식을 어렸을 때부터 하신 거예요?

서우 : 어렸을 때는, 제가 그냥 태어난 성은 여성이잖아요. 근데 그냥 무의식적으로 남성이란 정체성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근데 아주 어릴 때는 사춘기 이전이니까 괜찮은데… 고등학생 때쯤 되니까 되게 진지하게 많이 생각하게 되고, 생각하는 성하고 몸이 일치를 안 하니까 그게 되게... 몸에 대한 거부감이나 그런 게 힘들었던 거 같아요.

에디 : 어떤 부분에서 가장 “아, 난 다르구나!”라고 느끼셨어요? 아까 어린 시절에 스트레스 받았다고 하셨잖아요? 내 정체성에 대해 주위에 있는 남자/여자를 보면서 난 생물학적 여자로 태어났는데 어떤 부분에서 좀 다르다 이런 걸 느끼신 건 없으세요?

서우 : 딱히 남자라고 내가 다름을 느껴서 그렇게 생각했던 건 아닌 거 같고요.

에디 : 그냥 몸에 대한 거부감?

서우 : 예. 그냥 몸에 대한 거부감 같은 거예요. 특히 자기가 생각했던 그런 신체가 아니게 되잖아요. 특히 2차 성징이 나타나고 나면요. 그런 게 제일 힘들었던 거 같아요.

에디 : 맞아,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어떻게 비춰졌길래 가족들이 이해하게 됐는지 되게 신기해요. 그러니까 가족분들이 많이 사랑하시나 봐요. 부모님께서 먼저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병원에 같이 가자고 말씀을 꺼내신 거예요?

서우 : 제가 먼저 그랬던 건 아니고, 엄마가 알아보시고 그러셨던 거 같아요.

에디 : 그러면 지금은 관계는 잘 유지되고 있고요?

서우 : 네, 지금은 졸업했지만 아무래도 제가 학생이기 때문에 경제적 여건 상 수술을 받을 수가 없잖아요. 근데 부모님이 다 지원해주셨어요.

에디 : 와, 개인적으로 너무 충격이네요. 지금… 부모가 지원해주는 이런 케이스가 있구나라는...

수엉 : 가족들이 전적으로 지원해주는?

에디 : 가족들이 지원해주시고 먼저 가자고 하시고. 되게 오픈 되신 거 같아요. 부모님께서 약간 젊으신가요?

서우 : 아. 그렇게 젊지는 않으신데요. [웃음]

에디 : 대단하신 거예요. 정말...

서우 : 자기 삶을, 자기가 사는 거를 원하는 대로 해야 된다는 마인드세요.

에디 : 오오오. [웃음] 그렇구나... 되게 좋다. 그럼 유년 시절엔 자기와의 싸움은 있었지만 외부적인 갈등은 없으셨어요? 예를 들어서 사람들이 “쟤는 뭐야?” 이런 거라든지.

서우 : 네.

에디 : 지금 나 너무 부러워서, 말문이 막혔어. [웃음] 지금도 동생분이나 부모님 외에 다른 친척들, 이런 분들이 다 아시는 거예요?

서우 : 예, 친척분들도요.

에디 : 그분들도 지지해주시고요?

서우 : 친척도 다 지지하시고요. 부모님 친구분들도 알고. 예, 다들 지지해주시고.

수엉 : 그럼 부모님이 친척분들에게 말씀해주신 거예요?

서우 : 예, 제가 얘기하진 않았고요. 부모님이 먼저 말씀하셨어요.

수엉 : 그럼 아버지는 처음에는 어떤 반응이셨어요?

서우 : 아무래도 보통 자식들이 아빠보단 엄마하고 좀 더 가까운 경우가 많잖아요. 저도 그런 경우였는데, 그래서 아빠하고는 솔직히 깊게 이렇게 얘기를 못 했던 거 같아요. 주로 엄마한테 얘기를 하면 엄마가 아빠한테 전해주는 식으로? 그랬는데 엄마가 말씀해주시는 식으로 한 단계를 거쳐서 말을 하니까 아빠도 약간 좀 소외감을 느끼고 그러시니깐 나중에는 “다 같이 얘기를 하자” 그래서 최근엔 아빠한테도 적극적으로 얘기를 해요. “고민이 있으면 얘기 해라. 남자로 사는 게 어떤 건지 그런 조언을 해주고 그러겠다.” 그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수엉 : 어떤 조언들을 해주시던가요?

서우 : 아~ 아직 물어보진 않았고요. 뭐, “도움이 필요하거나 얘기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를 해라”라고 그냥 그렇게 말씀하셨으니까요.

에디 : 그런 얘기 들으면 어머니가 말해줬다 하더라도, 아버지 같은 경우에는 좀 그랬을.... 막 분노하고 뛰고 이런 경우도 많은데. [살짝 웃음] 뭐랄까, 아버지 쪽이 좀 더 보수적이라고 해야 되나? 근데 그런 것도 없이 막힘 없이 그냥 받아들이셨어요?

서우 : 예, 그리고 저는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이 내색을 잘 안 하셔서 그게 얼마나 힘드셨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근데 겉으로는 잘 받아들이셨는데, 아무래도 많이 힘드셨겠죠?

에디 : 갑자기 이렇게 바뀌었잖아요? 물론 갑자기는 아니기도 하지만 여하튼... 친척분들의 경우에는 처음 반응은 어땠어요? 다 이해해주신 거예요?

서우 : 예. 첫 반응이나 그런 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호르몬 치료란 게 갑자기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라, 서서히 바뀌는 거기 때문에 친척분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서서히 바뀌는 거니까, 외관에 대해서는 서서히 그냥 적응하셨던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