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인 : 근데 저희 어머니는 종교 때문인지 성에 관련해서 굉장히 예민하고 이성적이지 않으세요. 종교…는 없으신 거예요?
최원영 : 저는 기독교 신자예요. 지호도 그렇고. 근데 요새 교회는 나가지는 않아요. 한동안 다니다가, 좀 마음에 맞지가 않아가지고. 그런데, 응, 기독교 신자에요. 그래서 혼자서 만날 성격책 보고 기도하고 그래요. [웃음]
리인 : 그게 안 맞진 않으셨어요? 저희 어머니는 되게…
최원영 : 저는 전혀 안 맞지 않았어요. 남편은 저보다 더 독실하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그게 안 맞다고 하는 그 보수적인 기독교 신자들은 성경을 잘못 봤다고 생각해요.[웃음] 가르침은 그게 아니거든요~ 진정, 진~짜는 그게 아니거든요. 근데 그 사람들은 잘못 해석했다고 생각해요, 예. 그러고, 저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 그런 쪽을 지지하는 목사님들도 많이 있어요. 바로 주변에도, 한동안 다니던 교회 목사님은 너~무 잘 이해해주세요. 그래서 지호 수술하러 갈 때나 이럴 때 와서 예배 봐주시고 그래요. 그런 분들도 계시거든요. 예. 그래가지고 저는 종교 때문에 갈등을 하거나 이런 건 전혀 없어요. 예.
캔디 : 그럼 그 목사님한테도 우리 애가 이렇다란 얘기를 하신 거예요?
최원영 : 예. 그러니까 남편 선배 분이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저는 처음에 이 일을 알고 나서 뭐 얼마 되지 않아서 친한 친구들, 그 다음에 제 형제들, 그러니까 지호한테 이모나 삼촌한테 다 얘기 했거든요. 근데 그때도 처음엔 내가 너무 힘드니까 인제 얘기를 해야 되고, 얘기를 하는 게 가족모임이나 이럴 때 지호가 조금… 편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얘기를 했는데 지호가 나중에 원망을 하더라고. 자기의 동의를 받지 않고 먼저 얘기했던 부분에 대해서 좀 원망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엄마 생각에는 니가 그래도 조금 편할까봐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미안하다고 나중에 사과를 했어요. 하여튼 저는 이렇게 먼저 많이 얘기를 했는데, 남편 같은 경우는… 남자들은 그거 얘기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한~참 있다가, 한 몇~년 지난 다음에 그때 아주 친한, 아주 친한 사람만… 서너 명? 정도한테 얘기를 했더라고요. 예.
리인 : 그럼 친인척들은 알고 계신 거예요?
최원영 : 어… 두 분 할머니만 모르고 다~ 알았어요. 다 알고. 아무도 그거에 대해서 “너 왜 그러니~ 뭐, 큰일났다.” 이런 사람 없었고, 다~ 이해해주고. 또 아주 잘 지지해주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 사람들도 낯설죠~ 낯설고, 이게 뭔가 싶은데, 하여튼 얘가 내 조카고, 내 친한 친구의 자식이고 하니까. 그걸 자기가 어떻게 머리로 알든 못 알아듣든 그냥 받아들여 준 거예요. 부모도 힘들고 얘도 힘드니까, 예, 잘 이해를 해줬어요. 그래서 뭐 얘기를 해도, 한 마디를 해도 잘 해주고.
캔디 : 그럼 주변하고 갈등은 전혀 없었어요?
최원영 :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그게 되게 신기한데. 전혀 없고, 오히려 지호가 저번 1월에 유럽에 수술 받으러 갈 때도 이제 다들 격려 메시지를 해 주고. 가 있는 동안도 잘 지내라고 다 메일 보내주고. 뭐 그랬어요.
근데 이제 할머니들은… [웃음] 할머니들은 얘기하기가 참 그런데… 근데 할머니 생신이나 또 뭐 추석, 설, 아니면 제사, 이 때 가야 되잖아요. 근데 계속 아프다~ 어디 여행 갔다~ 이것도 뭐 한 두 번이잖아요. 몇~ 년을, 십 년 가까운 세월을 그러는데도 모르시는 거 같더라고요~. 근데 도저히 안 되겠어요. 그래서 친할머니는 더 봬야 될 기회가 많으니까 수술 받고 와서는 얘기를 드렸어요. 지금 여든다섯이시거든요. 그니까 우리도 모험이기는 했어~ 혹시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잘못 되면 어떡하나… 그런 생각도 있었는데…
또 한 편으로는… 하~ [한숨] 우리도 이해받고 싶은 거야, 진짜. [웃음] 이해받고 싶기도 하고, 어휴, 얘가 가족인데 이렇게 맨~날 거짓말하는 것도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잖아요. [웃음] 그러니까 부산에 수술하러 갔을 때도, 갑자기 뭐라고 둘러댈 말이 없어가지고… 하여튼 계~속 거짓말하고. 그래서 나중에는 어떻게 거짓말했는지 모르겠는 거야~ [같이 웃음] 뭐 그런 일도 생기고. 그래가지고… “아 이게 진실을 얘기하면 가족이니까, 또 할머니니까 받아들이실 수도 있겠지.” 하고 용기를 내서 남편이랑 가서 얘기를 했거든요. 그니까… 쪼금 이상하긴 하셨나 봐요. 그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얘가…” 어유, 그러니까 트랜스젠더라는 게 뭐 어떤 건지 전혀 모르시지만, “얘가 시집은 못 가겠다~” “아마 중성인가보다. 시집은 못 가겠구나~” 그렇게는 생각을 하셨대요. 근데 아직도 여자라고는 생각하세요. 그래도 어쨌든. 이제 그 다음에 지호가 갔거든요. 처음에는 우리가 가서 얘기하니까, “허~ 얼마나 힘들었냐” 그러면서 잘 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도 하여튼, 본인이 이게 소화시키는 데 너무 힘드실 거 같아. 그래도 지호가 가면 손 잡아주고 잘~해주세요. 근데 되게 힘드셨다…는 게 느껴지는 게, 친정엄마한테는 얘기하지 말라고 그러시더라고요.[같이 웃음] 나~중에 그러셨어요.
캔디 : 시어머니가, 너희 친어머니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최원영 : 어~ 몇 달 지난 다음에, 너네 친정 엄마한테는 얘기하지 말라고. 그니까 그만큼 본인이 힘드셨다는 얘기잖아요~. 아휴, 그러니까 안됐기도 하고… 이게 진짜 큰 불효를 했나… 그러기도 하고. 근데 뭐~. 또 남편이 외아들이에요. 근데 우린 딸이 둘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어쩌면 우리 시어머니는… 그러니까 어쨌든 아들손자 생긴 거잖아~. [같이 웃음] 아, 좋으실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고~ 아하하~ [웃음]
리인 : 와, 재밌다~
최원영 : 근데 우리 친엄마는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긴 해요. 가끔 대놓고 그러시더라고. “어유, 얘~ 너는 왜 그렇게 남자처럼 하고 다니냐?” 그렇게 몇 번을 얘기하고, “아이~ 아들이면 좋겠네~” 그런 얘기도 하세요~ 근데 이제 실제로 그럴 거라고는 아마 상상을 못 하실 것 같아요. 응. 그런 거 같아. 그니까 그 분이 그… 트랜스젠더라는 용어를, 하여튼 그 언어에 대한 인식이 없으니까, 봐도 그거랑 연관시키지를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뭐… 손녀가 그냥 남자처럼 하고 다니나 보다… 이렇게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얘기를 할까? 말까? 생각 중이에요.
캔디 : 친정 어머닌 나이가 더…
최원영 : 여든하나.
캔디 : 아~
최원영 : 어, 예. 근데 오빠가 있으니까 이상하게 오빠 눈치가 보이더라고. 그래서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처음에 얘기했을 때는 “아~ 내가 얘기를 해주겠다. 니가 하는 것보다는 내가 얘기하는 게 충격을 덜 받으시겠다.” 이러더니, 한동안 생각을 하더니, “안되겠다.” [같이 웃음] “충격을 받으시겠다. 그냥 너네가 좀 힘들더라도 그냥 비밀로 해라…”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서 얘기를 했더니 이제 또 새언니가… 우리 새언니는 되~게 지호 지지자예요. 그래서 막 “이거는 누가 간섭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해라, 하지 마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호가 원하면 할 수 있는 거다,” 그랬는데. 저는 그래도 오빠니까 눈치가 보이죠. 그래서 그냥… 그냥 그 쪽에서도 오케이 하고 얘기 하자 그러면 하려고요. 그러려고 하고 있어요.
캔디 : 가족 분들이 다 지지하고 아무 말 안 하시는 그것도 되게…
최원영 : 예예, 저도 신기해요~! 그게. 예.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다 그러려니 했는데, [같이 웃음] 그렇지 않은 거 같더라고요.
캔디 : 그러니까요.
최원영 : 그래도 그게 깊은 이해는 아닌 것 같아요. 내가 어디서 그거를 느꼈냐면… 그러니까 마음 아파하고, 잘 해주고, 말 한 마디도 곱게 하고, 계~속 격려해주고 다 그러는데… 이게, 성전환자라는 게 뭔지 이해를 못 하는 게, 우리 작은 둘째 시누가… 시누한테 그 얘기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호가 1차 수술 했어요. 그러고서 지호랑 같이 남자 속옷을 사러 갔거든요. 그전까지 본인도 그게 더 편하다고 해서 그냥 여자 속옷을 입었어요. 근데 이제 남자 속옷을 사러 가서 어떤 게 좋은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한 가지 씩 사가지고 왔거든요? 그때 마침 둘째 시누가 전화를 했기에 그 얘기를 했죠. 그랬더니 “어? 남자 속옷이 왜 필요해요~?”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게 그렇구나~! 이게 그런 거구나. 저 사람들이 조카 일이니까 맘 아파하고, 그냥 격려해주고 해도, 진짜로 이해를 못 하는구나~. 얘가 이렇게 성을 바꾸고 남자가 된다는 게 뭔지 이해를 못 하는구나… 그 생각을 했어요. 처음엔 그게 섭섭하기도 하고, “내가 그걸 이해를 시켜야 되나?” 했는데 그냥 말았거든요? 근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니까, 아~ 그게 진짜 남의 일, 만약 내 조카의 일이었으면 나도 그렇게 밖에 생각을 못 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호도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게 자기도 스트레스였고, 그 사람들이 그거에 대해서 뭔지 모르고 이해를 못 하고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너무 섭섭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는데,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니까 자기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대. 그래서 자기는 그… 받아들이지 못하고 차별하는 사람들도 지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에, 그거를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니고,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다고. 이해를 하겠다고.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캔디 : 그러면 지호가 그렇다는 걸 알기 전까지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생각과 그 이후의 생각이 되게 많이 달라지신 게 있으세요? 이미지나 생각이나 그런 것들이?
최원영 : 많이 달라졌죠. 그전엔 진짜 머리로, “이 세상에 차별은 없어야 된다.” 그렇게만 생각을 했죠. 근데 이게 내 일이 되고 보니까, “아~ 그냥 말로만 그러는 게 정말, 그냥 말 뿐이구나. 내가 당해봐야 아는구나~”[살짝 웃음]
근데 지호 본인도 어떤 얘기를 했냐면, 그때… 언제더라? 지호가 우리한테 얘기하기 전이었는데, 음… 그때가 외국 이모네 집에 갔다 올 때였나? 하여튼 비행기를 타고 같이 왔거든요. 그때 우리 바로 앞자리에 남자 둘이 앉았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걔네들이 게이커플이었던 거예요. 근데 둘이서 계~속 애정행각을 벌이고, 계~속 맥주를 시켜서 먹더라고요. 그러면서 술이 취해가지고 뭐 떠들고 장난을 치다가, 안경인가를 떨어뜨렸어요. 근데 그게 뒤쪽으로, 지호가 앉은 자리 쪽으로 떨어졌거든요? 그래서 지호가 그걸 집어서 줬거든요. 근데 나~중에 지호가 그 얘기를 하는 거예요. 자기가 그때 어떤 생각을 했냐면, 자기도 그 동성애자 성차별… 그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나쁘다는 걸 알고 있고, 그때 본인도 뭔가 자기가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었을 때잖아요. 그때는 그랬겠죠, 자기가 동성애자일지도 모르고, 트랜스젠더일지도 모르겠다고 헷갈려 하는 중이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사람들이 동성애자이고, 그 뭐냐, 갑자기 또 이게 생각이 안 나네. [살짝 웃음] HIV! 그거랑 동성애랑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본인이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이게, 두려움이 있었던 거야. 저 선글라스를 내가 집어서 주는 게 위험하지 않을까. 나중에 자기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고백을 하면서, 본인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머릿속으로 알아왔던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자기가 그때 정말 실감을 했다고. 그 얘길 나중에 나한테 해주더라고. 그니까 본인도 그런데, 저는 오죽했겠어요. “차별하면 안 된다!” 그건 너무 당연하고, 그래야 된다고 알았지만, 이게 내 일이 되고 보니까, 정말 힘든 일이더라고요. [살짝 웃음]
리인 : 근데 저희 어머니는 종교 때문인지 성에 관련해서 굉장히 예민하고 이성적이지 않으세요. 종교…는 없으신 거예요?
최원영 : 저는 기독교 신자예요. 지호도 그렇고. 근데 요새 교회는 나가지는 않아요. 한동안 다니다가, 좀 마음에 맞지가 않아가지고. 그런데, 응, 기독교 신자에요. 그래서 혼자서 만날 성격책 보고 기도하고 그래요. [웃음]
리인 : 그게 안 맞진 않으셨어요? 저희 어머니는 되게…
최원영 : 저는 전혀 안 맞지 않았어요. 남편은 저보다 더 독실하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그게 안 맞다고 하는 그 보수적인 기독교 신자들은 성경을 잘못 봤다고 생각해요.[웃음] 가르침은 그게 아니거든요~ 진정, 진~짜는 그게 아니거든요. 근데 그 사람들은 잘못 해석했다고 생각해요, 예. 그러고, 저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 그런 쪽을 지지하는 목사님들도 많이 있어요. 바로 주변에도, 한동안 다니던 교회 목사님은 너~무 잘 이해해주세요. 그래서 지호 수술하러 갈 때나 이럴 때 와서 예배 봐주시고 그래요. 그런 분들도 계시거든요. 예. 그래가지고 저는 종교 때문에 갈등을 하거나 이런 건 전혀 없어요. 예.
캔디 : 그럼 그 목사님한테도 우리 애가 이렇다란 얘기를 하신 거예요?
최원영 : 예. 그러니까 남편 선배 분이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저는 처음에 이 일을 알고 나서 뭐 얼마 되지 않아서 친한 친구들, 그 다음에 제 형제들, 그러니까 지호한테 이모나 삼촌한테 다 얘기 했거든요. 근데 그때도 처음엔 내가 너무 힘드니까 인제 얘기를 해야 되고, 얘기를 하는 게 가족모임이나 이럴 때 지호가 조금… 편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얘기를 했는데 지호가 나중에 원망을 하더라고. 자기의 동의를 받지 않고 먼저 얘기했던 부분에 대해서 좀 원망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엄마 생각에는 니가 그래도 조금 편할까봐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미안하다고 나중에 사과를 했어요. 하여튼 저는 이렇게 먼저 많이 얘기를 했는데, 남편 같은 경우는… 남자들은 그거 얘기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한~참 있다가, 한 몇~년 지난 다음에 그때 아주 친한, 아주 친한 사람만… 서너 명? 정도한테 얘기를 했더라고요. 예.
리인 : 그럼 친인척들은 알고 계신 거예요?
최원영 : 어… 두 분 할머니만 모르고 다~ 알았어요. 다 알고. 아무도 그거에 대해서 “너 왜 그러니~ 뭐, 큰일났다.” 이런 사람 없었고, 다~ 이해해주고. 또 아주 잘 지지해주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 사람들도 낯설죠~ 낯설고, 이게 뭔가 싶은데, 하여튼 얘가 내 조카고, 내 친한 친구의 자식이고 하니까. 그걸 자기가 어떻게 머리로 알든 못 알아듣든 그냥 받아들여 준 거예요. 부모도 힘들고 얘도 힘드니까, 예, 잘 이해를 해줬어요. 그래서 뭐 얘기를 해도, 한 마디를 해도 잘 해주고.
캔디 : 그럼 주변하고 갈등은 전혀 없었어요?
최원영 :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그게 되게 신기한데. 전혀 없고, 오히려 지호가 저번 1월에 유럽에 수술 받으러 갈 때도 이제 다들 격려 메시지를 해 주고. 가 있는 동안도 잘 지내라고 다 메일 보내주고. 뭐 그랬어요.
근데 이제 할머니들은… [웃음] 할머니들은 얘기하기가 참 그런데… 근데 할머니 생신이나 또 뭐 추석, 설, 아니면 제사, 이 때 가야 되잖아요. 근데 계속 아프다~ 어디 여행 갔다~ 이것도 뭐 한 두 번이잖아요. 몇~ 년을, 십 년 가까운 세월을 그러는데도 모르시는 거 같더라고요~. 근데 도저히 안 되겠어요. 그래서 친할머니는 더 봬야 될 기회가 많으니까 수술 받고 와서는 얘기를 드렸어요. 지금 여든다섯이시거든요. 그니까 우리도 모험이기는 했어~ 혹시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잘못 되면 어떡하나… 그런 생각도 있었는데…
또 한 편으로는… 하~ [한숨] 우리도 이해받고 싶은 거야, 진짜. [웃음] 이해받고 싶기도 하고, 어휴, 얘가 가족인데 이렇게 맨~날 거짓말하는 것도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잖아요. [웃음] 그러니까 부산에 수술하러 갔을 때도, 갑자기 뭐라고 둘러댈 말이 없어가지고… 하여튼 계~속 거짓말하고. 그래서 나중에는 어떻게 거짓말했는지 모르겠는 거야~ [같이 웃음] 뭐 그런 일도 생기고. 그래가지고… “아 이게 진실을 얘기하면 가족이니까, 또 할머니니까 받아들이실 수도 있겠지.” 하고 용기를 내서 남편이랑 가서 얘기를 했거든요. 그니까… 쪼금 이상하긴 하셨나 봐요. 그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얘가…” 어유, 그러니까 트랜스젠더라는 게 뭐 어떤 건지 전혀 모르시지만, “얘가 시집은 못 가겠다~” “아마 중성인가보다. 시집은 못 가겠구나~” 그렇게는 생각을 하셨대요. 근데 아직도 여자라고는 생각하세요. 그래도 어쨌든. 이제 그 다음에 지호가 갔거든요. 처음에는 우리가 가서 얘기하니까, “허~ 얼마나 힘들었냐” 그러면서 잘 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도 하여튼, 본인이 이게 소화시키는 데 너무 힘드실 거 같아. 그래도 지호가 가면 손 잡아주고 잘~해주세요. 근데 되게 힘드셨다…는 게 느껴지는 게, 친정엄마한테는 얘기하지 말라고 그러시더라고요.[같이 웃음] 나~중에 그러셨어요.
캔디 : 시어머니가, 너희 친어머니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최원영 : 어~ 몇 달 지난 다음에, 너네 친정 엄마한테는 얘기하지 말라고. 그니까 그만큼 본인이 힘드셨다는 얘기잖아요~. 아휴, 그러니까 안됐기도 하고… 이게 진짜 큰 불효를 했나… 그러기도 하고. 근데 뭐~. 또 남편이 외아들이에요. 근데 우린 딸이 둘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어쩌면 우리 시어머니는… 그러니까 어쨌든 아들손자 생긴 거잖아~. [같이 웃음] 아, 좋으실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고~ 아하하~ [웃음]
리인 : 와, 재밌다~
최원영 : 근데 우리 친엄마는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긴 해요. 가끔 대놓고 그러시더라고. “어유, 얘~ 너는 왜 그렇게 남자처럼 하고 다니냐?” 그렇게 몇 번을 얘기하고, “아이~ 아들이면 좋겠네~” 그런 얘기도 하세요~ 근데 이제 실제로 그럴 거라고는 아마 상상을 못 하실 것 같아요. 응. 그런 거 같아. 그니까 그 분이 그… 트랜스젠더라는 용어를, 하여튼 그 언어에 대한 인식이 없으니까, 봐도 그거랑 연관시키지를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뭐… 손녀가 그냥 남자처럼 하고 다니나 보다… 이렇게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얘기를 할까? 말까? 생각 중이에요.
캔디 : 친정 어머닌 나이가 더…
최원영 : 여든하나.
캔디 : 아~
최원영 : 어, 예. 근데 오빠가 있으니까 이상하게 오빠 눈치가 보이더라고. 그래서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처음에 얘기했을 때는 “아~ 내가 얘기를 해주겠다. 니가 하는 것보다는 내가 얘기하는 게 충격을 덜 받으시겠다.” 이러더니, 한동안 생각을 하더니, “안되겠다.” [같이 웃음] “충격을 받으시겠다. 그냥 너네가 좀 힘들더라도 그냥 비밀로 해라…”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서 얘기를 했더니 이제 또 새언니가… 우리 새언니는 되~게 지호 지지자예요. 그래서 막 “이거는 누가 간섭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해라, 하지 마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호가 원하면 할 수 있는 거다,” 그랬는데. 저는 그래도 오빠니까 눈치가 보이죠. 그래서 그냥… 그냥 그 쪽에서도 오케이 하고 얘기 하자 그러면 하려고요. 그러려고 하고 있어요.
캔디 : 가족 분들이 다 지지하고 아무 말 안 하시는 그것도 되게…
최원영 : 예예, 저도 신기해요~! 그게. 예.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다 그러려니 했는데, [같이 웃음] 그렇지 않은 거 같더라고요.
캔디 : 그러니까요.
최원영 : 그래도 그게 깊은 이해는 아닌 것 같아요. 내가 어디서 그거를 느꼈냐면… 그러니까 마음 아파하고, 잘 해주고, 말 한 마디도 곱게 하고, 계~속 격려해주고 다 그러는데… 이게, 성전환자라는 게 뭔지 이해를 못 하는 게, 우리 작은 둘째 시누가… 시누한테 그 얘기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호가 1차 수술 했어요. 그러고서 지호랑 같이 남자 속옷을 사러 갔거든요. 그전까지 본인도 그게 더 편하다고 해서 그냥 여자 속옷을 입었어요. 근데 이제 남자 속옷을 사러 가서 어떤 게 좋은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한 가지 씩 사가지고 왔거든요? 그때 마침 둘째 시누가 전화를 했기에 그 얘기를 했죠. 그랬더니 “어? 남자 속옷이 왜 필요해요~?”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게 그렇구나~! 이게 그런 거구나. 저 사람들이 조카 일이니까 맘 아파하고, 그냥 격려해주고 해도, 진짜로 이해를 못 하는구나~. 얘가 이렇게 성을 바꾸고 남자가 된다는 게 뭔지 이해를 못 하는구나… 그 생각을 했어요. 처음엔 그게 섭섭하기도 하고, “내가 그걸 이해를 시켜야 되나?” 했는데 그냥 말았거든요? 근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니까, 아~ 그게 진짜 남의 일, 만약 내 조카의 일이었으면 나도 그렇게 밖에 생각을 못 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호도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게 자기도 스트레스였고, 그 사람들이 그거에 대해서 뭔지 모르고 이해를 못 하고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너무 섭섭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는데,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니까 자기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대. 그래서 자기는 그… 받아들이지 못하고 차별하는 사람들도 지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에, 그거를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니고,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다고. 이해를 하겠다고.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캔디 : 그러면 지호가 그렇다는 걸 알기 전까지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생각과 그 이후의 생각이 되게 많이 달라지신 게 있으세요? 이미지나 생각이나 그런 것들이?
최원영 : 많이 달라졌죠. 그전엔 진짜 머리로, “이 세상에 차별은 없어야 된다.” 그렇게만 생각을 했죠. 근데 이게 내 일이 되고 보니까, “아~ 그냥 말로만 그러는 게 정말, 그냥 말 뿐이구나. 내가 당해봐야 아는구나~”[살짝 웃음]
근데 지호 본인도 어떤 얘기를 했냐면, 그때… 언제더라? 지호가 우리한테 얘기하기 전이었는데, 음… 그때가 외국 이모네 집에 갔다 올 때였나? 하여튼 비행기를 타고 같이 왔거든요. 그때 우리 바로 앞자리에 남자 둘이 앉았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걔네들이 게이커플이었던 거예요. 근데 둘이서 계~속 애정행각을 벌이고, 계~속 맥주를 시켜서 먹더라고요. 그러면서 술이 취해가지고 뭐 떠들고 장난을 치다가, 안경인가를 떨어뜨렸어요. 근데 그게 뒤쪽으로, 지호가 앉은 자리 쪽으로 떨어졌거든요? 그래서 지호가 그걸 집어서 줬거든요. 근데 나~중에 지호가 그 얘기를 하는 거예요. 자기가 그때 어떤 생각을 했냐면, 자기도 그 동성애자 성차별… 그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나쁘다는 걸 알고 있고, 그때 본인도 뭔가 자기가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었을 때잖아요. 그때는 그랬겠죠, 자기가 동성애자일지도 모르고, 트랜스젠더일지도 모르겠다고 헷갈려 하는 중이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사람들이 동성애자이고, 그 뭐냐, 갑자기 또 이게 생각이 안 나네. [살짝 웃음] HIV! 그거랑 동성애랑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본인이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이게, 두려움이 있었던 거야. 저 선글라스를 내가 집어서 주는 게 위험하지 않을까. 나중에 자기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고백을 하면서, 본인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머릿속으로 알아왔던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자기가 그때 정말 실감을 했다고. 그 얘길 나중에 나한테 해주더라고. 그니까 본인도 그런데, 저는 오죽했겠어요. “차별하면 안 된다!” 그건 너무 당연하고, 그래야 된다고 알았지만, 이게 내 일이 되고 보니까, 정말 힘든 일이더라고요. [살짝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