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 아버님은 어떠셨어요?
최원영 : 그게… 아버지들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아버지들은… 남자들은 그게 받아들이는 게 느려요. 네. 그러니까 나는 이성적으로라도 일단은 받아드렸는데 남편은 되게 힘들어 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니까 이해가 되는데 그때는 되게 미웠어요. 아니 자식 문제 인데 이거를 일단을 받아들이고 애를 편하게 해줘야지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음…
캔디 : 그럼 아버님은 다른 행동을 취하시거나 화를 내신다거나…
최원영 : 화를 내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근데 물러나 있었어요. 그러니까… 한 발 물러나서 관망을 했다고 해야 될까… 나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고 책 찾아서 읽고 막… 그랬는데. 내가 그때 “그런 거를 좀 봐라. 일단을 우리가 알아야 되지 않겠느냐” 그랬는데 줘도 안보고. 근데 본인 스스로 시간이 되게 많이 필요했던 거 같아. 근데 나는 이제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기보다 물러나 있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도움을. 나도 위로가 필요하고 누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남편이 그러니까. 그때는 막 되게 화가 나더라고요. 본인도 엄청나게 힘들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서로 그걸 터놓고 얘기를 못하겠어요. 진짜 너무 힘들고 두려운 걸 알게 될까 봐 서로 얘기를 안했던 거야, 오히려… 그랬어요.
응, 근데 본인도 힘들었다는 걸 나중에 어떻게 알게 됐냐면, 지호가 부산 가서 수술하고 왔을 때쯤 성소수자 관련해서 연구하러 미국에서 온 사람이 있었어요. 이름은 내가 정확하게 생각이 안 나는데 그 사람이 계속 인터뷰를 하러 다녔었거든요. 그래서 우리 집에도 한 번 와서 부부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그 분을 사이에 두고 서로 얘기를 주고받은 거야. 남편도 제3자한테 하는 거니까 감정에 쏠리지 않고 자기 얘기를 객관적으로 하고, 나도 그거를 객관적으로 듣고. 나도 내 얘기를 이 분한테 하지만, 남편도 이제 내 얘기를 듣는 거잖아요. 그니까 서로 그 마음이 어땠다는 거를 그때 이제 정확하게 알았어요.
그때 알았어요. ‘아~ 저 사람도 힘들었구나… 다른 마음이 아니었는데, 그거를 표현을 못 했구나.’ 그리고 그걸 계기로 나중에는 둘이 얘기를 했어요. 나는 그때 정~말 지호보다 당신이 더 밉고, 지호문제보다 당신 보는 게 더 힘들었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더니 어떤 얘기를 하냐면, 자기도 너무 힘들었대요. 이게 받아들이긴 받아들여야 되는데 어찌 할 줄을 모르겠더래요. 그러다 자기가 정신을 착 차리고 아빠노릇을 해볼까 하고 딱 상황을 봤더니, 우리 셋이 너무 똘똘 뭉쳐있더라는 거예요. 이전에는 이게, 자기는 아빠였고 얘넨 여자 셋이었으니까, 자기하고 뭔가 좀 다른 세계가 있겠거니 했는데, 이젠 자기가 지호를 아들이라고 봤는데도 불구하고 셋이서 뭉쳐있고, 셋이서 뭔가 잘 해나가는 거 같고. 그러니까 자기가 오히려 소외감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선뜻 나도 거기 끼워달라고 얘기를 못하겠더래요[웃음]. 그래서 계속 물러나있었다고. 그 얘길 하더라구. 그러니까 되게 안됐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캔디 : 아빠들은 정말 다른가 좀.
리인 : 다른 것 같긴 해요.
최원영 : 진짜 달라요. 그니까, 남자로서의 그 좌절감이 여자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또 어떤 게 있냐면, 지호 같은 경우는 나랑 이십 년동안 엄마하고 딸이었잖아요. 그러니까 그 사이에 친근감이라든지, 남편하고는 가지지 못한 어떤 정서적 유대감이 훨씬 더 크잖아요. 그니까 얘가 성이 바뀌었어도, 그게 좀 다르긴 하지만, 나는 그 유대감이 계속 유지가 되면서 이렇게 친한 관계가 되는데, 남편은 이게 쌩뚱맞은 거예요. 늘 아버지하고 딸로서 지냈는데 갑자기 아들이 되면서, 얘한테 어떻게 아빠노릇을 해야 되겠는지 모르겠나 봐요, 진짜로. 그러니까 막 헷갈려하면서 계속 물러나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래서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얼마 전에 또 남편한테 얘기를 했어요. 수술을 하고 나와서 어느 순간부터 얘기가… 부작용이 많고 뭐 오줌이 어떻고, 뭐 성기 길이가 어떻고, 탈모가 어쩌고저쩌고 그런 얘기들을 하는데, 듣다 보니까 이건 지희랑 내가 대답해줄 수 있는 얘기가 전혀 아닌 거예요. 아니 이거는 아빠가 해줘야 될 얘긴데… 얘가 지금 남자로서는 어린애잖아요. 그래서 처음 시작해야 되는데, 우린 어떻게 해야 될지 알 수가 없는 거야~[웃음]. 그래가지고 이제 남편한테 정색을 하고 얘기를 했어요. “이거는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신이 해야 한다. 우리는 남자가 아니라서 진짜 모른다…”
지호 아빠는 어떤 생각이었냐면, 음… 얘가 뭐 트랜스젠더건 어떻건 간에 상관없이, 세상에 나가서 자기 스스로 삶을 책임지고 한 인간을 살아야 되는 거에 남편은 초점을 맞췄던 거예요. 어떻게 이제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진로를 어떻게 하고 그런 거. 자기는 이제 그 쪽을 계속 조언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게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런 쪽을 해 줘야 한다고, 그게 아빠노릇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근데 이게 우선순위가 잘못 됐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얘가 이제 지금 실질적으로 남자로서 느끼는 그 어려움 같은 걸 먼저 봐주고 인정을 해줘야 얘가 세상에 나갈 수 있다” 그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니까 남편이 그제야 이해를 하더라고요. 자기가 우선순위가 잘못됐던 것 같다.
그런데 늘 그런 쪽을 얘기를 했으니까 지호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었던 거예요. “아빠는 나를 아들로서 인정을 안 하나? 그냥 마지못해서 받아들이나?” 그런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남편한테 이것부터 인정을 해주고, 아들의 아버지로서 역할을 해줘야 된다. 이게 먼저여야 얘가 세상에 나가는 데 두려움이 없다고 했거든요. 하여튼 남자들이 소심하고 둔해.[웃음] 그니까 남편이 이제 알아듣고 지호한테 메일을 길게 보냈더라고요. 그니까, 자기는 딸로서도 되게 좋았지만, 이제 아들이 돼서 더 좋고 뭐 그런 얘길 장황하게 하고, 어려운 게 있으면 남자로서 자기한테 이제 털어놔라. 그럼 자기가 하여튼 아는 한도 내에서 도움이 되어주겠다. 근데 둘 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거예요! [웃음] 이 아버지도 애인 거야. 아들한테 아버지 역할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거야.
근데 요번에 기회가 좋았던 게, 지호가 얼마 전에 그 운전면허를 트럭으로 땄어요. 근데 승용차 운전을 한 번도 안 해봤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지호 수술하러 가기 전에 속초에 여행을 갔었거든요. 근데 지호아빠가 조금 운전하다가 지호한테 ‘어 너 운전 할래?’ 그랬어요. 그러니까 지호가 좋다고 자기 해보고 싶다고. 그러니까 키를 딱 주는 거예요. 근데 이게 엄마로서 나는 절~대 그렇게 못 해요. 아니 얘가 승용차를 처음 몰아보는데, 트럭으로 땄는데… 이게 다르잖아요, 쪼끔. 아유, 나 같으면 절대 못 해. 얘를 뭐 어디 공터에 데리고 가서 시작하는 건 할 수 있지만, 강원도 산길은 꼬불꼬불하고 장난이 아닌데. “할래?” 그러고 둘이 잘 가르쳐주면서 하더라고. 나는 뒤에 앉아서 계속 불안해서! 아니 운전면허만 있다 뿐이지 처음 하는데… 하… 근데 본인이 되게 재밌어하고 아빠가 잘 가르쳐주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불안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아 이게 아들한테 아빠가 해줄 수 있는 아버지 역할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안심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속초에 갈 때까지 지호가 운전하고, 속초에서도 지호가 하고 다니고. 올 때는 속초에서 집까지 3시간 동안 지호가 다 운전해갖고 왔어요. 아유, 그래서 되게 다행이에요. 첫 단추를 잘 꿰었나보다. 응. 그래서 이게 엄마가 하는 거랑 다르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이렇게 하면서 아빠도 어른이 되고 얘도 어른이 되는구나. 그래서 둘이 좀 자주 붙여놔야 되겠다.” 이러고 있어요.
캔디 : 아버님은 어떠셨어요?
최원영 : 그게… 아버지들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아버지들은… 남자들은 그게 받아들이는 게 느려요. 네. 그러니까 나는 이성적으로라도 일단은 받아드렸는데 남편은 되게 힘들어 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니까 이해가 되는데 그때는 되게 미웠어요. 아니 자식 문제 인데 이거를 일단을 받아들이고 애를 편하게 해줘야지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음…
캔디 : 그럼 아버님은 다른 행동을 취하시거나 화를 내신다거나…
최원영 : 화를 내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근데 물러나 있었어요. 그러니까… 한 발 물러나서 관망을 했다고 해야 될까… 나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고 책 찾아서 읽고 막… 그랬는데. 내가 그때 “그런 거를 좀 봐라. 일단을 우리가 알아야 되지 않겠느냐” 그랬는데 줘도 안보고. 근데 본인 스스로 시간이 되게 많이 필요했던 거 같아. 근데 나는 이제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기보다 물러나 있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도움을. 나도 위로가 필요하고 누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남편이 그러니까. 그때는 막 되게 화가 나더라고요. 본인도 엄청나게 힘들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서로 그걸 터놓고 얘기를 못하겠어요. 진짜 너무 힘들고 두려운 걸 알게 될까 봐 서로 얘기를 안했던 거야, 오히려… 그랬어요.
응, 근데 본인도 힘들었다는 걸 나중에 어떻게 알게 됐냐면, 지호가 부산 가서 수술하고 왔을 때쯤 성소수자 관련해서 연구하러 미국에서 온 사람이 있었어요. 이름은 내가 정확하게 생각이 안 나는데 그 사람이 계속 인터뷰를 하러 다녔었거든요. 그래서 우리 집에도 한 번 와서 부부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그 분을 사이에 두고 서로 얘기를 주고받은 거야. 남편도 제3자한테 하는 거니까 감정에 쏠리지 않고 자기 얘기를 객관적으로 하고, 나도 그거를 객관적으로 듣고. 나도 내 얘기를 이 분한테 하지만, 남편도 이제 내 얘기를 듣는 거잖아요. 그니까 서로 그 마음이 어땠다는 거를 그때 이제 정확하게 알았어요.
그때 알았어요. ‘아~ 저 사람도 힘들었구나… 다른 마음이 아니었는데, 그거를 표현을 못 했구나.’ 그리고 그걸 계기로 나중에는 둘이 얘기를 했어요. 나는 그때 정~말 지호보다 당신이 더 밉고, 지호문제보다 당신 보는 게 더 힘들었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더니 어떤 얘기를 하냐면, 자기도 너무 힘들었대요. 이게 받아들이긴 받아들여야 되는데 어찌 할 줄을 모르겠더래요. 그러다 자기가 정신을 착 차리고 아빠노릇을 해볼까 하고 딱 상황을 봤더니, 우리 셋이 너무 똘똘 뭉쳐있더라는 거예요. 이전에는 이게, 자기는 아빠였고 얘넨 여자 셋이었으니까, 자기하고 뭔가 좀 다른 세계가 있겠거니 했는데, 이젠 자기가 지호를 아들이라고 봤는데도 불구하고 셋이서 뭉쳐있고, 셋이서 뭔가 잘 해나가는 거 같고. 그러니까 자기가 오히려 소외감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선뜻 나도 거기 끼워달라고 얘기를 못하겠더래요[웃음]. 그래서 계속 물러나있었다고. 그 얘길 하더라구. 그러니까 되게 안됐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캔디 : 아빠들은 정말 다른가 좀.
리인 : 다른 것 같긴 해요.
최원영 : 진짜 달라요. 그니까, 남자로서의 그 좌절감이 여자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또 어떤 게 있냐면, 지호 같은 경우는 나랑 이십 년동안 엄마하고 딸이었잖아요. 그러니까 그 사이에 친근감이라든지, 남편하고는 가지지 못한 어떤 정서적 유대감이 훨씬 더 크잖아요. 그니까 얘가 성이 바뀌었어도, 그게 좀 다르긴 하지만, 나는 그 유대감이 계속 유지가 되면서 이렇게 친한 관계가 되는데, 남편은 이게 쌩뚱맞은 거예요. 늘 아버지하고 딸로서 지냈는데 갑자기 아들이 되면서, 얘한테 어떻게 아빠노릇을 해야 되겠는지 모르겠나 봐요, 진짜로. 그러니까 막 헷갈려하면서 계속 물러나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래서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얼마 전에 또 남편한테 얘기를 했어요. 수술을 하고 나와서 어느 순간부터 얘기가… 부작용이 많고 뭐 오줌이 어떻고, 뭐 성기 길이가 어떻고, 탈모가 어쩌고저쩌고 그런 얘기들을 하는데, 듣다 보니까 이건 지희랑 내가 대답해줄 수 있는 얘기가 전혀 아닌 거예요. 아니 이거는 아빠가 해줘야 될 얘긴데… 얘가 지금 남자로서는 어린애잖아요. 그래서 처음 시작해야 되는데, 우린 어떻게 해야 될지 알 수가 없는 거야~[웃음]. 그래가지고 이제 남편한테 정색을 하고 얘기를 했어요. “이거는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신이 해야 한다. 우리는 남자가 아니라서 진짜 모른다…”
지호 아빠는 어떤 생각이었냐면, 음… 얘가 뭐 트랜스젠더건 어떻건 간에 상관없이, 세상에 나가서 자기 스스로 삶을 책임지고 한 인간을 살아야 되는 거에 남편은 초점을 맞췄던 거예요. 어떻게 이제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진로를 어떻게 하고 그런 거. 자기는 이제 그 쪽을 계속 조언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게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런 쪽을 해 줘야 한다고, 그게 아빠노릇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근데 이게 우선순위가 잘못 됐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얘가 이제 지금 실질적으로 남자로서 느끼는 그 어려움 같은 걸 먼저 봐주고 인정을 해줘야 얘가 세상에 나갈 수 있다” 그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니까 남편이 그제야 이해를 하더라고요. 자기가 우선순위가 잘못됐던 것 같다.
그런데 늘 그런 쪽을 얘기를 했으니까 지호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었던 거예요. “아빠는 나를 아들로서 인정을 안 하나? 그냥 마지못해서 받아들이나?” 그런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남편한테 이것부터 인정을 해주고, 아들의 아버지로서 역할을 해줘야 된다. 이게 먼저여야 얘가 세상에 나가는 데 두려움이 없다고 했거든요. 하여튼 남자들이 소심하고 둔해.[웃음] 그니까 남편이 이제 알아듣고 지호한테 메일을 길게 보냈더라고요. 그니까, 자기는 딸로서도 되게 좋았지만, 이제 아들이 돼서 더 좋고 뭐 그런 얘길 장황하게 하고, 어려운 게 있으면 남자로서 자기한테 이제 털어놔라. 그럼 자기가 하여튼 아는 한도 내에서 도움이 되어주겠다. 근데 둘 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거예요! [웃음] 이 아버지도 애인 거야. 아들한테 아버지 역할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거야.
근데 요번에 기회가 좋았던 게, 지호가 얼마 전에 그 운전면허를 트럭으로 땄어요. 근데 승용차 운전을 한 번도 안 해봤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지호 수술하러 가기 전에 속초에 여행을 갔었거든요. 근데 지호아빠가 조금 운전하다가 지호한테 ‘어 너 운전 할래?’ 그랬어요. 그러니까 지호가 좋다고 자기 해보고 싶다고. 그러니까 키를 딱 주는 거예요. 근데 이게 엄마로서 나는 절~대 그렇게 못 해요. 아니 얘가 승용차를 처음 몰아보는데, 트럭으로 땄는데… 이게 다르잖아요, 쪼끔. 아유, 나 같으면 절대 못 해. 얘를 뭐 어디 공터에 데리고 가서 시작하는 건 할 수 있지만, 강원도 산길은 꼬불꼬불하고 장난이 아닌데. “할래?” 그러고 둘이 잘 가르쳐주면서 하더라고. 나는 뒤에 앉아서 계속 불안해서! 아니 운전면허만 있다 뿐이지 처음 하는데… 하… 근데 본인이 되게 재밌어하고 아빠가 잘 가르쳐주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불안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아 이게 아들한테 아빠가 해줄 수 있는 아버지 역할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안심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속초에 갈 때까지 지호가 운전하고, 속초에서도 지호가 하고 다니고. 올 때는 속초에서 집까지 3시간 동안 지호가 다 운전해갖고 왔어요. 아유, 그래서 되게 다행이에요. 첫 단추를 잘 꿰었나보다. 응. 그래서 이게 엄마가 하는 거랑 다르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이렇게 하면서 아빠도 어른이 되고 얘도 어른이 되는구나. 그래서 둘이 좀 자주 붙여놔야 되겠다.” 이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