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 그래서 그 이성적으로 생각하셨다고 하니 궁금한 게 음… 그게 여쭤보긴 그렇긴 한데, 어렸을 때부터 좀 지호가 남들과 다르다 이런 생각 혹시 하신 적은 있었어요?
최원영 : 그러니까 그 일을 딱 겪으니까 계속 어릴 때 얘를 임신했을 때부터, 그 어릴 때 키울 때, 이게 뭔가 내가 잘못… 그러니까 의사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저는 되게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게 정말… 죄책감이 정~말 심해. 처음에는 그러니까 계속 곱씹는 거예요. 뭔가 내가 잘못한 게 없을까? 얘가 뱃속에 있을 때 내가 잘못하지 않았을까? 어렸을 때 혹시 잘못 키우지 않았을까? 내가 막 여자로 사는 게 너무 손해 본다는 느낌을 계속 애한테 전달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수도 없이 곱씹어 봤거든요. 근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지호가 그건 있어요. 어릴 때부터 되게 중성적인 그런 걸 좋아했어요. 이렇게 달라붙는 옷을 입히거나 그러면 되게 싫어했어요. 그래서 학교 안 가겠다고 그러고, 그런 건 있었어요. 근데 지호도 본인 스스로도 계속 자기 어릴 때를 되짚어 보잖아요. ‘내가 언제부터 그랬을까’ 근데 확실히 본인이 느낀 거는 한 중학교 때부터라고 하는데, 더 어릴 때 생각을 해봤대요. 그랬더니 생각나는 일들을 얘길 하더라고요. 어릴 때 “어? 나도 서서 오줌을 싸야 하는데 왜 나는 앉아서 싸지?” 이런 생각도 했고. 왜 … 어릴 때 그 옛날 얘기 있잖아요. 뭐… 그 동화 “너 소원이 뭐니 3가지를 대봐라” 그럼 “아 나는 남자가 되고 싶다고 소원을 대야지” 이런 것도. 나중에 곱씹어보니까 그런 것들이 하나 둘 씩 생각이 나더래요. 뭐 아주 어릴 때 아빠랑 관악산엔가를 갔는데 얘가 산을 잘 올라갔거든요. 다람쥐처럼 올라갔는데. 산에 올라가서 든 생각이 “아, 나는 남자니까 이렇게 잘 올라가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고. 그런 얘기들도 하더라고요. 자기가 그걸 의식적으로 생각을 안 했는데, 나중에 곱씹어보니까 그런 것들이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그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캔디 : 이야기 듣고 보니까 최원영님 생각에도 애가 어렸을 때부터 좀 달랐다 이런 생각이 좀… 드셨어요?
최원영 : 네… 근데 어릴 때는 뭐 그렇게… 치마 입고 그런 외모에 관심이 있기도 했는데. 하여튼… 음. 하여튼 조금 더 커서는, 고학년이 되고서는 중성적인 느낌이 강했던 거 같아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근데 잘은 모르겠어요. 그걸 본인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딱! 꼬집어서 아 얘가 다르다? 그런 느낌을 그렇게 가졌던 적은 없는데. 근데 중학교 그때부터는 “아… 얘가 뭔가 좀 이상하네” 하는 생각은 들었어요. 네… 그때부터는 옷도 되게 어둡게 입고 좀… 남자처럼 입고 머리도 그렇게 하고 그랬거든요. 네… 그랬던 거 같아요.
리인 : 되게 열심히 이성적으로 열심히 알아보신 거잖아요. 정보도 찾고. 동생분이랑 같이 알아보신 거예요?
최원영 : 불안하니까 계속 정보를 찾고 하나씩 알아가고 ‘아… 그렇구나’ 계속 그런 식으로 대응을 했어요. 저도 그렇고. 동생은 동생 나름대로 알아보고. 그때는 진짜 우리가 서로 그런 얘기를 너무 무서워서 못했어요. 그러면 더 힘들어질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요.
그러니까 각자 이렇게 막 짊어지고, 각자 알아보고, 알아가고. “아, 이거는 내가 감당해야지” 그렇게. 근데 동생도 그랬던 거 같아. 근데 걔는 더 힘들었어요. 왜냐면 지호가 힘든 얘기를 걔한테 제일 많이 했으니까…
캔디 : 둘이… 친하니까 …
최원영 : 네. 제일 친했으니까. 그러고 이제… 자매였으니까 좀 더 특별한 관계잖아요. 그러니까 그랬던 거 같아. 근데 걔도 그때는 힘들다는 얘기를 못했어요. 지호가 너무 힘들고, 부모도 지금 얘 때문에 힘들어하고, 얘 문제가 제일 우선이고 얘를 힘들지 않게 하는 게 모든 사람의 관심사니까. 그래서 자기가 힘들어도 그걸 가만히 있었던 거예요. 그러고 얘 힘들어하는 걸 다 동생이 받아주고… 그러니까 나중에 걔도 병이 났지. 그렇게 되더라고요.
아, 근데… 그때는 걔는 눈에 하나도 안보였던 거예요. 그런데 가족 중에서 걔가 제일 어리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얘가 제일 많이 힘들고 제일 많이 상처를 받았는데, 그때는 몰랐어요. 그래서 나는 다른 부모들 만나면 당사자도 중요하지만, 걔 문제는 평생 갈 거니까 걔도 중요하지만 다른 형제를 더 챙겨라. 다른 형제를 돌아봐야 된다. 걔도 상처 받으니까. 그 얘기를 꼭 해주죠. 응…
캔디 : 이게 폭발한 적이 있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쌓여가지고?
최원영 : 그러니까 그 상태로 계속 한 2,3년 그렇게 갔던 거 같아요. 근데 그러다가… 제가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때 제가 우울증이 온 것 같아요. 감정을 표현을 못하니까 그랬던 거 같아요. 저는 이제 성격 상 꼭 해야 되는 일은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되거든요. 근데 뭔가를 했어야 했는데 그 일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어… 내가 왜 이러지 왜 이러지” 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감정을 폭발을 못 해서 그렇게 됐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아… 이게 이게 아니구나…” 그래서 그때는 막 애들 보는데서 울기도 많이 울고. 옛날에는 울음이 나도 숨어서 밤에 몰래 살살 울었는데, 지호 보거나 동생 보는 데서도 막 통곡하고 막 몇 번 그랬어요. 그러니까 조금 시원해지더라고. 근데 그거로도 이게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가지고 두 애들을 내팽개치고 남편이랑 여행을 갔어요. 그 땐 정말 내가 먼저 일단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 들더라고요. 지호도 너무 힘들고 작은 동생도 힘든데… 걔네들은… 눈에 안보이고. 아… 내가 진짜 좀 온전해져야 쟤네들을 더 잘 볼 수 있겠다… 그래가지고 다 내팽겨 치고 둘이서 여행 갔다 왔어요.
캔디 : 갔다 와서 좀 나아지셨어요?… 여행 가셔서 얘기 되게 많이 하셨겠네요.
최원영 : 가서 서로는 얘기 안 했어. 각자 이제 자연의 위로를 받으러 간 거야. [웃음] 같이는 갔는데 각자. [웃음] 그래서 그때 진짜… 산에 가서 위로를 되게 많이 받고 왔어. 그래서 아 … 진짜… 정말… 그때 제가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일도 다 거짓말을 하고,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너무 미안하다고 다 취소를 하고 그렇게 떠난 거였거든요. 그렇게 안 하면 내가 못 살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위기의식이 들었어요. 그래가지고 갔다 와서 좀 괜찮아졌어요. 예. 그래서 그때부터는 좀 남편이랑도 많이 얘기를 하고. 예. 그래서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 힘들다는 것도 알고.
그리고 갔다 오니까 이제 동생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쟤가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때 동생이 너무 많이 힘들어서, 걔도 우울증이 심해졌어요. 이게 뻔히 알잖아요. 가족끼리는 이게 다 알잖아요. 누가 이제 좀 힘이 생기고, 그러면 내가 좀 물러나도 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여행을 갔다 와서 좀 힘이 생기니까 동생이 이제 확 무너진 거야. 엄마한테 이제 기대도 되겠구나… 그래가지고 걔도 한동안 오랫동안 상담 받으러 다녔어요. 학교를 휴학하고, 예. 그래서 그때 그러니까 그때 저랑 이제 아빠한테 원망을 많이 늘어놓더라고요. 자기는 정말로 버림받은 기분이었다고.
캔디,리인 : 으응~
최원영 : 그랬어요. 그때가 4년 전인가 5년 전이었거든요? 예. 그래서 그때부터는 이제 작은 애를 챙기기 시작했죠, 예. 그러니까 어린 애한테도 엄마 노릇을 진짜 잘… [살짝 목이 멤] 걔도, 의식적으로는 아니지만, 원망스럽잖아요. 어쨌든 자기가 큰 짐을 졌으니까. 그래서 정말 한동안은… 내가 이렇게 안아주려고 해도 거부를 하더라고. 그래서… 정말 미안했어요. 근데 지금은 이제 많이 괜찮아졌어요.
그래도 지금도 힘들어하긴 해요. 걔가 늘 지호랑 많은 시간을 보내니까 지금도 힘들어하긴 하는데, 지금은 힘들면 지호한테 직접 힘들다고 얘기하고. 나한테 그러지 말라고 하고. 힘이 생겼어요. 그래서 이제 진짜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조금씩 조금씩 찾아서 하고, 그러는 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근데 아직… 그러니까 내가 걔를 많이 지지해주고 격려해주고 계~속 그러죠. 그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예은이나 다른 집 얘기를 들어보면, 막 예은이하고 엄~청나게 싸우고, 막 별 소릴 다 했다 그러시더라고요~. “뭐~ 너도 이 다음에 너 같은 자식 낳아 봐, 똑~같은 애 낳아서 고생해봐라~” 허~ 근데 우리는 지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성격상 그런 얘기 절~대. 죽었다 깨~나도 못하거든요.
그래도 서로 좀 얘기하고, 응. 그러긴 했어요. 근데 그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3자가 개입을 해서라도 가족 간에 서로 감정적인 거를 소통하는 게 정~말 중요하구나. 서로 상처받을까 봐, 미안해서, 그 얘기를, 정~말 하고 싶은 얘기를 안 하고 지나가는 게… 이 힘든 시간을 더 길게 만들고,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어후~ 이 성격은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같이 웃음] 지호가 나랑 성격이 되게 비슷해요. 거의 똑같아요. 그러니까 이 똑같은 사람들끼리 똑같은 방식으로 계속 대응을 하다 보니까, 아~[한숨] 정말 힘들었어요. 그럴 때는 진짜 누군가가 조언을 해주고 개입하는 게 참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캔디 : 그래서 그 이성적으로 생각하셨다고 하니 궁금한 게 음… 그게 여쭤보긴 그렇긴 한데, 어렸을 때부터 좀 지호가 남들과 다르다 이런 생각 혹시 하신 적은 있었어요?
최원영 : 그러니까 그 일을 딱 겪으니까 계속 어릴 때 얘를 임신했을 때부터, 그 어릴 때 키울 때, 이게 뭔가 내가 잘못… 그러니까 의사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저는 되게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게 정말… 죄책감이 정~말 심해. 처음에는 그러니까 계속 곱씹는 거예요. 뭔가 내가 잘못한 게 없을까? 얘가 뱃속에 있을 때 내가 잘못하지 않았을까? 어렸을 때 혹시 잘못 키우지 않았을까? 내가 막 여자로 사는 게 너무 손해 본다는 느낌을 계속 애한테 전달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수도 없이 곱씹어 봤거든요. 근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지호가 그건 있어요. 어릴 때부터 되게 중성적인 그런 걸 좋아했어요. 이렇게 달라붙는 옷을 입히거나 그러면 되게 싫어했어요. 그래서 학교 안 가겠다고 그러고, 그런 건 있었어요. 근데 지호도 본인 스스로도 계속 자기 어릴 때를 되짚어 보잖아요. ‘내가 언제부터 그랬을까’ 근데 확실히 본인이 느낀 거는 한 중학교 때부터라고 하는데, 더 어릴 때 생각을 해봤대요. 그랬더니 생각나는 일들을 얘길 하더라고요. 어릴 때 “어? 나도 서서 오줌을 싸야 하는데 왜 나는 앉아서 싸지?” 이런 생각도 했고. 왜 … 어릴 때 그 옛날 얘기 있잖아요. 뭐… 그 동화 “너 소원이 뭐니 3가지를 대봐라” 그럼 “아 나는 남자가 되고 싶다고 소원을 대야지” 이런 것도. 나중에 곱씹어보니까 그런 것들이 하나 둘 씩 생각이 나더래요. 뭐 아주 어릴 때 아빠랑 관악산엔가를 갔는데 얘가 산을 잘 올라갔거든요. 다람쥐처럼 올라갔는데. 산에 올라가서 든 생각이 “아, 나는 남자니까 이렇게 잘 올라가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고. 그런 얘기들도 하더라고요. 자기가 그걸 의식적으로 생각을 안 했는데, 나중에 곱씹어보니까 그런 것들이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그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캔디 : 이야기 듣고 보니까 최원영님 생각에도 애가 어렸을 때부터 좀 달랐다 이런 생각이 좀… 드셨어요?
최원영 : 네… 근데 어릴 때는 뭐 그렇게… 치마 입고 그런 외모에 관심이 있기도 했는데. 하여튼… 음. 하여튼 조금 더 커서는, 고학년이 되고서는 중성적인 느낌이 강했던 거 같아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근데 잘은 모르겠어요. 그걸 본인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딱! 꼬집어서 아 얘가 다르다? 그런 느낌을 그렇게 가졌던 적은 없는데. 근데 중학교 그때부터는 “아… 얘가 뭔가 좀 이상하네” 하는 생각은 들었어요. 네… 그때부터는 옷도 되게 어둡게 입고 좀… 남자처럼 입고 머리도 그렇게 하고 그랬거든요. 네… 그랬던 거 같아요.
리인 : 되게 열심히 이성적으로 열심히 알아보신 거잖아요. 정보도 찾고. 동생분이랑 같이 알아보신 거예요?
최원영 : 불안하니까 계속 정보를 찾고 하나씩 알아가고 ‘아… 그렇구나’ 계속 그런 식으로 대응을 했어요. 저도 그렇고. 동생은 동생 나름대로 알아보고. 그때는 진짜 우리가 서로 그런 얘기를 너무 무서워서 못했어요. 그러면 더 힘들어질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요.
그러니까 각자 이렇게 막 짊어지고, 각자 알아보고, 알아가고. “아, 이거는 내가 감당해야지” 그렇게. 근데 동생도 그랬던 거 같아. 근데 걔는 더 힘들었어요. 왜냐면 지호가 힘든 얘기를 걔한테 제일 많이 했으니까…
캔디 : 둘이… 친하니까 …
최원영 : 네. 제일 친했으니까. 그러고 이제… 자매였으니까 좀 더 특별한 관계잖아요. 그러니까 그랬던 거 같아. 근데 걔도 그때는 힘들다는 얘기를 못했어요. 지호가 너무 힘들고, 부모도 지금 얘 때문에 힘들어하고, 얘 문제가 제일 우선이고 얘를 힘들지 않게 하는 게 모든 사람의 관심사니까. 그래서 자기가 힘들어도 그걸 가만히 있었던 거예요. 그러고 얘 힘들어하는 걸 다 동생이 받아주고… 그러니까 나중에 걔도 병이 났지. 그렇게 되더라고요.
아, 근데… 그때는 걔는 눈에 하나도 안보였던 거예요. 그런데 가족 중에서 걔가 제일 어리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얘가 제일 많이 힘들고 제일 많이 상처를 받았는데, 그때는 몰랐어요. 그래서 나는 다른 부모들 만나면 당사자도 중요하지만, 걔 문제는 평생 갈 거니까 걔도 중요하지만 다른 형제를 더 챙겨라. 다른 형제를 돌아봐야 된다. 걔도 상처 받으니까. 그 얘기를 꼭 해주죠. 응…
캔디 : 이게 폭발한 적이 있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쌓여가지고?
최원영 : 그러니까 그 상태로 계속 한 2,3년 그렇게 갔던 거 같아요. 근데 그러다가… 제가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때 제가 우울증이 온 것 같아요. 감정을 표현을 못하니까 그랬던 거 같아요. 저는 이제 성격 상 꼭 해야 되는 일은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되거든요. 근데 뭔가를 했어야 했는데 그 일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어… 내가 왜 이러지 왜 이러지” 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감정을 폭발을 못 해서 그렇게 됐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아… 이게 이게 아니구나…” 그래서 그때는 막 애들 보는데서 울기도 많이 울고. 옛날에는 울음이 나도 숨어서 밤에 몰래 살살 울었는데, 지호 보거나 동생 보는 데서도 막 통곡하고 막 몇 번 그랬어요. 그러니까 조금 시원해지더라고. 근데 그거로도 이게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가지고 두 애들을 내팽개치고 남편이랑 여행을 갔어요. 그 땐 정말 내가 먼저 일단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 들더라고요. 지호도 너무 힘들고 작은 동생도 힘든데… 걔네들은… 눈에 안보이고. 아… 내가 진짜 좀 온전해져야 쟤네들을 더 잘 볼 수 있겠다… 그래가지고 다 내팽겨 치고 둘이서 여행 갔다 왔어요.
캔디 : 갔다 와서 좀 나아지셨어요?… 여행 가셔서 얘기 되게 많이 하셨겠네요.
최원영 : 가서 서로는 얘기 안 했어. 각자 이제 자연의 위로를 받으러 간 거야. [웃음] 같이는 갔는데 각자. [웃음] 그래서 그때 진짜… 산에 가서 위로를 되게 많이 받고 왔어. 그래서 아 … 진짜… 정말… 그때 제가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일도 다 거짓말을 하고,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너무 미안하다고 다 취소를 하고 그렇게 떠난 거였거든요. 그렇게 안 하면 내가 못 살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위기의식이 들었어요. 그래가지고 갔다 와서 좀 괜찮아졌어요. 예. 그래서 그때부터는 좀 남편이랑도 많이 얘기를 하고. 예. 그래서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 힘들다는 것도 알고.
그리고 갔다 오니까 이제 동생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쟤가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때 동생이 너무 많이 힘들어서, 걔도 우울증이 심해졌어요. 이게 뻔히 알잖아요. 가족끼리는 이게 다 알잖아요. 누가 이제 좀 힘이 생기고, 그러면 내가 좀 물러나도 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여행을 갔다 와서 좀 힘이 생기니까 동생이 이제 확 무너진 거야. 엄마한테 이제 기대도 되겠구나… 그래가지고 걔도 한동안 오랫동안 상담 받으러 다녔어요. 학교를 휴학하고, 예. 그래서 그때 그러니까 그때 저랑 이제 아빠한테 원망을 많이 늘어놓더라고요. 자기는 정말로 버림받은 기분이었다고.
캔디,리인 : 으응~
최원영 : 그랬어요. 그때가 4년 전인가 5년 전이었거든요? 예. 그래서 그때부터는 이제 작은 애를 챙기기 시작했죠, 예. 그러니까 어린 애한테도 엄마 노릇을 진짜 잘… [살짝 목이 멤] 걔도, 의식적으로는 아니지만, 원망스럽잖아요. 어쨌든 자기가 큰 짐을 졌으니까. 그래서 정말 한동안은… 내가 이렇게 안아주려고 해도 거부를 하더라고. 그래서… 정말 미안했어요. 근데 지금은 이제 많이 괜찮아졌어요.
그래도 지금도 힘들어하긴 해요. 걔가 늘 지호랑 많은 시간을 보내니까 지금도 힘들어하긴 하는데, 지금은 힘들면 지호한테 직접 힘들다고 얘기하고. 나한테 그러지 말라고 하고. 힘이 생겼어요. 그래서 이제 진짜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조금씩 조금씩 찾아서 하고, 그러는 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근데 아직… 그러니까 내가 걔를 많이 지지해주고 격려해주고 계~속 그러죠. 그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예은이나 다른 집 얘기를 들어보면, 막 예은이하고 엄~청나게 싸우고, 막 별 소릴 다 했다 그러시더라고요~. “뭐~ 너도 이 다음에 너 같은 자식 낳아 봐, 똑~같은 애 낳아서 고생해봐라~” 허~ 근데 우리는 지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성격상 그런 얘기 절~대. 죽었다 깨~나도 못하거든요.
그래도 서로 좀 얘기하고, 응. 그러긴 했어요. 근데 그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3자가 개입을 해서라도 가족 간에 서로 감정적인 거를 소통하는 게 정~말 중요하구나. 서로 상처받을까 봐, 미안해서, 그 얘기를, 정~말 하고 싶은 얘기를 안 하고 지나가는 게… 이 힘든 시간을 더 길게 만들고,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어후~ 이 성격은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같이 웃음] 지호가 나랑 성격이 되게 비슷해요. 거의 똑같아요. 그러니까 이 똑같은 사람들끼리 똑같은 방식으로 계속 대응을 하다 보니까, 아~[한숨] 정말 힘들었어요. 그럴 때는 진짜 누군가가 조언을 해주고 개입하는 게 참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