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 : 뭐,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저는 재환이 통해서… 되게 고맙게 생각해요. 이 친구 아니였으면 이쪽 분야에 완전 관심도 없었을 거고. 근데 사실은 이 쪽 분야에 대한 마인드가… 저는 친구 사정으로 남잖아요. 친구 사정으로 생각해서 그냥 친구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까 알게 된 건데 결국에는 제 인식의 폭이 덕분에 많이 넓혀질 수 있다고 해야 되나?
근데 뭐랄까 대중적으로 아무도 간과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 건데 좀 더 감수성 부분에서도 좀 더 성숙했던 계기가 됐어요. 그게 여성주의랑도 이렇게 연관이 됐어요. 아까 말했던 교수님과 얘기하다 보니까 이 쪽 감수성과 그 쪽 감수성이 뭔가 일맥상통한 게 있더라고요. 그 분 통해서 여성주의에 대한 공부도 좀 하게 되다 보니까 오히려 또 역으로 이 쪽 부분에 대한 시각도 좀 더 이제... 그냥 그 전에는 감성적인 거였다가 이제 조금은 이제 [살짝 웃으며] 사회 이론, 사회 철학적인 생각으로 나름대로 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덕분에 오히려 제가 숨쉬기가 편해졌어요.
왜냐면은 결국에는 저도 다른 부분에서 어떤 그런 사회적인 고정관념의 피해자가 될 수 있잖아요. 사회제도적인 측면이라던가, 사회 편견에 대한 측면에 대한 편견이 또 있을 수 있잖아요. 그거에 대처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도 누군가에 그런 편견에 의해서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해야 되고 또 어떤 식으로 나는 일반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좀 시각을 좀 폭 넓게 가져야 되고 다양성을 포용력 있게 가져야 되는 건가에 대한 시발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 분야에 대해서.
그래서 저는 되게 고맙게 생각해요. 왜냐면 저도 집이 부모님이 경상도 출신이고 친한나라당에 [살짝 웃음]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약간 수구꼴통이라는 그런 분위기 속에. 저는 몰랐는데 대학교 와보니까 이제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보고는 막, 농담 삼아 애들이 너는 고조증조 할아버지 전부 다 막 옛날에 악덕지주였을 거라고.
이렇게 시작을 했는데 이 친구 덕분에 이제 완전히 그쪽 틀을 완전히 깨버린 게 되잖아요. 그게 고마웠죠. 아니었으면 저도 지금 생각해봤을 때 그냥 자극 없이 그냥 쭈욱 그냥 이십대, 그래서 계속 앞으로도 살았으면 되게 편협했을 거 같아요. 덕분이죠. 그런 시각이 넓어지니까 좀 사람들에 대해서 자유롭게 보게 되고. 편견에 사로잡히면 스트레스 받잖아요. 그런 스트레스도 더 괜찮을 수 있고.
캔디 : 그럼 이 친구 이외에는 다른 트랜스젠더 당사자를 주변에서 만난다거나 얘기를 듣는다거나 그러신 적은 없으세요?
영우 : 이 친구의 지인을 한 번 본 적은 있고 이 친구의 성향을 아니까 학교에서 보이는 것 같아요. 본인은 얘기 안 하지만. 아니면 아까 얘기했듯이 어떤 곳에 들어갔을 때 이제 뭐... 그런 정도? 그 외에는 사실 보기는 힘들죠. 근데 그게 중요한, 근데 이거 말도 되게 웃긴 게... 전라도 사투리 쓰는, 경상도 사람들이 전라도 사투리 쓰는 사람 보고선, 나 전라도 사투리 쓰는 사람 봤다~ 얘기하는 게 웃기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 쪽 성향이 있는 사람 만나본 적 있냐고 얘기하는 것도 되게 웃긴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선.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캔디 : 그럼 혹시 친구하고 얘기하면서 ‘그래서 나는 뭘까?’ 이런 생각은 혹시 해 보신 적 있으세요? ‘난 정말 이성애자 맞나?’부터 ‘난 남자 확실한가’ 이런 생각들이요.
영우 : 제가 이 친구 처음에 1학년 때 피할 때 이 친구와 교감하는 게 왜 싫은가를 생각했을 때 왠지 나도 그렇게 될 것 같은 위험성이 드는 거에요. 마치 전염병 옮는 것처럼 그런 생각도 솔직히 들더라구요. 나는 이 친구랑 이런 얘기 다 했기 때문에 지금 말할 수 있는 거에요. 왜… 그냥 남자가 내 시선 볼 때 뭐, 남자가 저렇게 날 좋아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을 했던 것처럼. 근데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생각도 사실은 하거든요. 이렇게 이 사람이랑 교감하다 보면 나도 뭔가 괜히 잘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 헤어지고. 너무 드라마틱한 상황을 많이 생각을 했다가 정말 나중에 고민에 고민하다 보니까 나의 정체성이, 그게 정말 내 정체성이 이거라고 생각하면은 그건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겠죠. 근데 혹시나 내가 그렇게 될까봐라고 생각을 하는 거는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인 거에요. 모기 물렸다고 내가 뭐 일본뇌염 바로 와 가지고 막 죽는 건 아니잖아요. 근데[살짝 웃음] 사람들은 그 친구랑 그 사람들이랑 교감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내가 이상해질까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그게 이제 아-주 멍청한 생각이죠.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까 이거 저거는 이상하게 생각 안 하면서 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민감할까. 근데 그거는 종교적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종교적 이유도 있고 역사적인 이유도 있고... 저는 아직 확인된 건 없지만 조선왕조실록에도 보면 이런 얘기가 있다면서요. 이쪽 세계 얘기가 있다면서요. 예, 뭐 그런 얘기도 했고.. 그래 갖고 뭐 곤장을 쳐서 뭐 쫓아냈다고. 디테일하게 확인된 거 아니라 [살짝 웃음] 근데 그런 얘기도 있고 한데 그냥 단순히 뭐.. 이상한 뭐 돌출행동? 이렇게 볼 거는 아니죠.
준우: 그럼 그런 식으로 내가 전염된다 까지 걱정은 아니더라도 현재 이성애자 남성으로 살지만 이전하고는 생각이 되게 달라졌을 거 아니에요.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게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가 아니라 저런 사람도 있으니 나는 정말 이런 게 맞나라고 한번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경험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영우: ‘저 친구는 저렇지만 나는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처음에는 ‘쟤는 저렇지 않을까?’라고 하다가 ‘쟤가 저 세계에서 친구야. 근데 쟤는 저런 친구도 나는 안 될꺼야’ 이런 단계가 올 꺼 아니에요. 근데 그 단계가 지나니까 내 자녀는 어떨까 뭐 이런 생각 쭉 가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미칠 수는 있는데 전혀 심각하게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왜냐면은 [웃음] 이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충격이었던 게, 그때는 한참 이제 그 오픈 됐을 때 얘기에요. 가봤는데 가관인거야, 세상에. 저는... 그래도 어쨌든 그때까지만 해도 주민등록번호가 2로 시작하는 친구지만은, 이제 이쪽 세계에 있는 친구의 방이라 하니까 뭔가 중성적이지 않을까라던가. 왜냐면 옛날에 초등학교 앨범은 머리가 치렁치렁했다 그러더라고. 그 흔적들이 남아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갔더니 완전 이거는 제 방보다도 더... 마초적이에요 방이. [전원 웃음]
캔디 : [웃음] 어떻게 하면 방이 마초적이에요?
영우 : 침대보가 [웃음] 침대보가 그… 이 친구가 애니메이션 좋아했어요. 이렇게, 그... 애니 속에서 나올 것 같은 그 여자 캐릭터 있잖아요. 팔 요렇고 허리 요렇고 막 눈 이따 만하고 파란색 머리칼에… 그게 침대보가... 그, 그 캐릭터가...
캔디 : 그걸 덮고 자요? [웃음]
영우 : 아니, 아니. 침대 이불을 딱 들잖아요? 그럼 침대보가 만화 캐릭터 걔가 이러고 있어. [전원 웃음]
캔디 : 아, 거기 눕는 거에요? [웃음]
영우 : 예, 그 친구가. 그 여자 캐릭터가 딱 누워가지고는 얼른, 얼른 오라는 포즈로 [전원 웃음] 턱 받치고 있는 그 침대보가 쫙 깔려 있는 거야. 거기다가 몸을 파묻으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요? [전원 웃음] 그 순간, ‘이야... 이거 진짜…’ 또 책상에 이렇게 그 때는 취향이라던가 이런 게..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그 친구는 비유를 싫어하긴 하는데 보편적인 사람의 과도기적인 생각을 좀 넣자면은 유전적으로 있잖아요. 유전적으로 이 친구가 원래 이쪽 성향인 사람인데 어떻게 보면은 그 자기 정체성과 신체적인 한계가 지금 불일치한 상황인 거잖아요. 근데 그거에 대한 명확한 증명은 지금 방분위기겠구나. 왜냐면 이거는 그 친구 방이라고 얘기 안 하면은 완전 남자의 방이에요. 그냥 뭐 남자틱하게 뭐 밀리터리 룩을 바른다고 해서 그게 남자 방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가방 놓는 위치, 던져놓는 위치, 그 다음에 침대보. 저 정리 안 된 책꽂이. 이후에 누나랑 같이 사는 다른 친구 방에 가봤어요. 그니까 누나, 여자들이 어지른 거랑 달라. 이거는, 얜 완전… 진짜 거기다 야구배트 하나 딱 있으면 누가 봐도 이거는 이 집에 남자 둘이, 아들 둘 있는 집안인 거에요. 그런 차원이 아니구나, 이거는.. 이거는 진짜 플라톤 비유처럼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뭐 짝 갈라지고.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해야 돼지. 이게 왔다가 이렇게 갔다가 이게 아니구나.
한 방 먹었죠, 제가 사실. 이 친구는 취향이 완전 이쪽이잖아요. 그러면 그것만큼 나도 그런 거 좋아하는가 딱 반증해서 생각해보면 나도 무-척 좋아하거든요. 이거 보면 환장하겠거든. [전원 웃음]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아, 이거 어디서 구하냐고 물어보고 할 때 이제 그러면서 제 정체성은... 뭐, 검증할 필요도 없이 그냥 이렇게, 오히려 그걸 거울 삼아서 저도 확인을 한 번씩 더 들어가는 거죠.
준우 : 그 친구에 맞춰 들어가는 걸 보고 아, 나도 상남자구나. [전원 웃음]
영우 : 야, 이거 좋다. 이거 끝내 주는 거다. 이제 어떤 차원인지 아시겠죠? [웃음] 그래서 혹시 나는 그렇지 않을까 이렇게 고민을 그렇게 감성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이 그냥 임팩트가 확 왔어요. [전원 웃음]
영우 : 뭐,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저는 재환이 통해서… 되게 고맙게 생각해요. 이 친구 아니였으면 이쪽 분야에 완전 관심도 없었을 거고. 근데 사실은 이 쪽 분야에 대한 마인드가… 저는 친구 사정으로 남잖아요. 친구 사정으로 생각해서 그냥 친구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까 알게 된 건데 결국에는 제 인식의 폭이 덕분에 많이 넓혀질 수 있다고 해야 되나?
근데 뭐랄까 대중적으로 아무도 간과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 건데 좀 더 감수성 부분에서도 좀 더 성숙했던 계기가 됐어요. 그게 여성주의랑도 이렇게 연관이 됐어요. 아까 말했던 교수님과 얘기하다 보니까 이 쪽 감수성과 그 쪽 감수성이 뭔가 일맥상통한 게 있더라고요. 그 분 통해서 여성주의에 대한 공부도 좀 하게 되다 보니까 오히려 또 역으로 이 쪽 부분에 대한 시각도 좀 더 이제... 그냥 그 전에는 감성적인 거였다가 이제 조금은 이제 [살짝 웃으며] 사회 이론, 사회 철학적인 생각으로 나름대로 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덕분에 오히려 제가 숨쉬기가 편해졌어요.
왜냐면은 결국에는 저도 다른 부분에서 어떤 그런 사회적인 고정관념의 피해자가 될 수 있잖아요. 사회제도적인 측면이라던가, 사회 편견에 대한 측면에 대한 편견이 또 있을 수 있잖아요. 그거에 대처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도 누군가에 그런 편견에 의해서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해야 되고 또 어떤 식으로 나는 일반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좀 시각을 좀 폭 넓게 가져야 되고 다양성을 포용력 있게 가져야 되는 건가에 대한 시발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 분야에 대해서.
그래서 저는 되게 고맙게 생각해요. 왜냐면 저도 집이 부모님이 경상도 출신이고 친한나라당에 [살짝 웃음]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약간 수구꼴통이라는 그런 분위기 속에. 저는 몰랐는데 대학교 와보니까 이제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보고는 막, 농담 삼아 애들이 너는 고조증조 할아버지 전부 다 막 옛날에 악덕지주였을 거라고.
이렇게 시작을 했는데 이 친구 덕분에 이제 완전히 그쪽 틀을 완전히 깨버린 게 되잖아요. 그게 고마웠죠. 아니었으면 저도 지금 생각해봤을 때 그냥 자극 없이 그냥 쭈욱 그냥 이십대, 그래서 계속 앞으로도 살았으면 되게 편협했을 거 같아요. 덕분이죠. 그런 시각이 넓어지니까 좀 사람들에 대해서 자유롭게 보게 되고. 편견에 사로잡히면 스트레스 받잖아요. 그런 스트레스도 더 괜찮을 수 있고.
캔디 : 그럼 이 친구 이외에는 다른 트랜스젠더 당사자를 주변에서 만난다거나 얘기를 듣는다거나 그러신 적은 없으세요?
영우 : 이 친구의 지인을 한 번 본 적은 있고 이 친구의 성향을 아니까 학교에서 보이는 것 같아요. 본인은 얘기 안 하지만. 아니면 아까 얘기했듯이 어떤 곳에 들어갔을 때 이제 뭐... 그런 정도? 그 외에는 사실 보기는 힘들죠. 근데 그게 중요한, 근데 이거 말도 되게 웃긴 게... 전라도 사투리 쓰는, 경상도 사람들이 전라도 사투리 쓰는 사람 보고선, 나 전라도 사투리 쓰는 사람 봤다~ 얘기하는 게 웃기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 쪽 성향이 있는 사람 만나본 적 있냐고 얘기하는 것도 되게 웃긴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선.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캔디 : 그럼 혹시 친구하고 얘기하면서 ‘그래서 나는 뭘까?’ 이런 생각은 혹시 해 보신 적 있으세요? ‘난 정말 이성애자 맞나?’부터 ‘난 남자 확실한가’ 이런 생각들이요.
영우 : 제가 이 친구 처음에 1학년 때 피할 때 이 친구와 교감하는 게 왜 싫은가를 생각했을 때 왠지 나도 그렇게 될 것 같은 위험성이 드는 거에요. 마치 전염병 옮는 것처럼 그런 생각도 솔직히 들더라구요. 나는 이 친구랑 이런 얘기 다 했기 때문에 지금 말할 수 있는 거에요. 왜… 그냥 남자가 내 시선 볼 때 뭐, 남자가 저렇게 날 좋아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을 했던 것처럼. 근데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생각도 사실은 하거든요. 이렇게 이 사람이랑 교감하다 보면 나도 뭔가 괜히 잘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 헤어지고. 너무 드라마틱한 상황을 많이 생각을 했다가 정말 나중에 고민에 고민하다 보니까 나의 정체성이, 그게 정말 내 정체성이 이거라고 생각하면은 그건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겠죠. 근데 혹시나 내가 그렇게 될까봐라고 생각을 하는 거는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인 거에요. 모기 물렸다고 내가 뭐 일본뇌염 바로 와 가지고 막 죽는 건 아니잖아요. 근데[살짝 웃음] 사람들은 그 친구랑 그 사람들이랑 교감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내가 이상해질까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그게 이제 아-주 멍청한 생각이죠.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까 이거 저거는 이상하게 생각 안 하면서 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민감할까. 근데 그거는 종교적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종교적 이유도 있고 역사적인 이유도 있고... 저는 아직 확인된 건 없지만 조선왕조실록에도 보면 이런 얘기가 있다면서요. 이쪽 세계 얘기가 있다면서요. 예, 뭐 그런 얘기도 했고.. 그래 갖고 뭐 곤장을 쳐서 뭐 쫓아냈다고. 디테일하게 확인된 거 아니라 [살짝 웃음] 근데 그런 얘기도 있고 한데 그냥 단순히 뭐.. 이상한 뭐 돌출행동? 이렇게 볼 거는 아니죠.
준우: 그럼 그런 식으로 내가 전염된다 까지 걱정은 아니더라도 현재 이성애자 남성으로 살지만 이전하고는 생각이 되게 달라졌을 거 아니에요.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게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가 아니라 저런 사람도 있으니 나는 정말 이런 게 맞나라고 한번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경험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영우: ‘저 친구는 저렇지만 나는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처음에는 ‘쟤는 저렇지 않을까?’라고 하다가 ‘쟤가 저 세계에서 친구야. 근데 쟤는 저런 친구도 나는 안 될꺼야’ 이런 단계가 올 꺼 아니에요. 근데 그 단계가 지나니까 내 자녀는 어떨까 뭐 이런 생각 쭉 가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미칠 수는 있는데 전혀 심각하게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왜냐면은 [웃음] 이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충격이었던 게, 그때는 한참 이제 그 오픈 됐을 때 얘기에요. 가봤는데 가관인거야, 세상에. 저는... 그래도 어쨌든 그때까지만 해도 주민등록번호가 2로 시작하는 친구지만은, 이제 이쪽 세계에 있는 친구의 방이라 하니까 뭔가 중성적이지 않을까라던가. 왜냐면 옛날에 초등학교 앨범은 머리가 치렁치렁했다 그러더라고. 그 흔적들이 남아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갔더니 완전 이거는 제 방보다도 더... 마초적이에요 방이. [전원 웃음]
캔디 : [웃음] 어떻게 하면 방이 마초적이에요?
영우 : 침대보가 [웃음] 침대보가 그… 이 친구가 애니메이션 좋아했어요. 이렇게, 그... 애니 속에서 나올 것 같은 그 여자 캐릭터 있잖아요. 팔 요렇고 허리 요렇고 막 눈 이따 만하고 파란색 머리칼에… 그게 침대보가... 그, 그 캐릭터가...
캔디 : 그걸 덮고 자요? [웃음]
영우 : 아니, 아니. 침대 이불을 딱 들잖아요? 그럼 침대보가 만화 캐릭터 걔가 이러고 있어. [전원 웃음]
캔디 : 아, 거기 눕는 거에요? [웃음]
영우 : 예, 그 친구가. 그 여자 캐릭터가 딱 누워가지고는 얼른, 얼른 오라는 포즈로 [전원 웃음] 턱 받치고 있는 그 침대보가 쫙 깔려 있는 거야. 거기다가 몸을 파묻으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요? [전원 웃음] 그 순간, ‘이야... 이거 진짜…’ 또 책상에 이렇게 그 때는 취향이라던가 이런 게..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그 친구는 비유를 싫어하긴 하는데 보편적인 사람의 과도기적인 생각을 좀 넣자면은 유전적으로 있잖아요. 유전적으로 이 친구가 원래 이쪽 성향인 사람인데 어떻게 보면은 그 자기 정체성과 신체적인 한계가 지금 불일치한 상황인 거잖아요. 근데 그거에 대한 명확한 증명은 지금 방분위기겠구나. 왜냐면 이거는 그 친구 방이라고 얘기 안 하면은 완전 남자의 방이에요. 그냥 뭐 남자틱하게 뭐 밀리터리 룩을 바른다고 해서 그게 남자 방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가방 놓는 위치, 던져놓는 위치, 그 다음에 침대보. 저 정리 안 된 책꽂이. 이후에 누나랑 같이 사는 다른 친구 방에 가봤어요. 그니까 누나, 여자들이 어지른 거랑 달라. 이거는, 얜 완전… 진짜 거기다 야구배트 하나 딱 있으면 누가 봐도 이거는 이 집에 남자 둘이, 아들 둘 있는 집안인 거에요. 그런 차원이 아니구나, 이거는.. 이거는 진짜 플라톤 비유처럼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뭐 짝 갈라지고.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해야 돼지. 이게 왔다가 이렇게 갔다가 이게 아니구나.
한 방 먹었죠, 제가 사실. 이 친구는 취향이 완전 이쪽이잖아요. 그러면 그것만큼 나도 그런 거 좋아하는가 딱 반증해서 생각해보면 나도 무-척 좋아하거든요. 이거 보면 환장하겠거든. [전원 웃음]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아, 이거 어디서 구하냐고 물어보고 할 때 이제 그러면서 제 정체성은... 뭐, 검증할 필요도 없이 그냥 이렇게, 오히려 그걸 거울 삼아서 저도 확인을 한 번씩 더 들어가는 거죠.
준우 : 그 친구에 맞춰 들어가는 걸 보고 아, 나도 상남자구나. [전원 웃음]
영우 : 야, 이거 좋다. 이거 끝내 주는 거다. 이제 어떤 차원인지 아시겠죠? [웃음] 그래서 혹시 나는 그렇지 않을까 이렇게 고민을 그렇게 감성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이 그냥 임팩트가 확 왔어요. [전원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