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에서 만난 당사자들의 인터뷰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트랜스젠더와 주변인의 삶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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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인터뷰는 5~10차례에 걸쳐 연재됩니다.

각 인터뷰는 참여자의 신상보호를 위해
이름, 장소, 직업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내용이 왜곡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각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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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 병진 이력 재웅 하준1. ftm 커뮤니티를 찾아가는 이유는...


준우: 다들 안녕하세요?

다 같이 : 안녕하세요~

준우 : 오늘은 ftm 트랜스남성 다섯분께 ftm 커뮤니티란 곳에서는 어떻게 사는가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이자고 했어요. 저 멀리 경상도에서 오신 분도 계시고, 어렵게 시간을 맞춰서 오신 분도 계시네요.

수엉 : 아, 그렇다고 꼭 커뮤니티에 대한 얘기만 할 필요는 없답니다. 그냥 수다 떨듯 편하게 얘기하면 된답니다.



이브리 : 그럼, 다섯 분이 다 서로 아시는 사이라고 그러셨는데 맞나요? 그럼 서로 어떻게 만나셨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하준 : 다 다르지 않아?

기우 : 결과적으론 커뮤니티 영향을 많이 받아서 만나게 되긴 했는데, B라고20대만 모여있는 카페가 있어요. 거기서, 결과적으로는 뭐 거기서 만나게 됐는데. 그 쪽에서 이제 아는 형들끼리 만나서 얘기를 하고 놀다 보면 어 나 이 친구 소개시켜주고 싶어. 이렇게 해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죠. 저 같은 경우엔 하준씨랑도 그런 식으로 만났죠. 소개의 소개.

이브리 : 20대 넘으면 강퇴되나요? [같이 웃음]

기우 : 그건 아니고 20대 이상 부터만 가입이 되는 형태예요. 미성년자는 안 되고요. 성인만.

하준 : 형 같은 경우는 온라인 활동 안 하잖아.

이혁 : 저 같은 경우는, ftm이란 용어를 알기 전에 홍대입구 에 레즈비언들 노는 데도 많잖아요. 처음에는 그 쪽 카페에서 알게 된 친구랑 만났는데, 그 친구가 ftm이었어요. 그 친구를 통해 ftm이 어떤 거라는 걸 알게 됐고 이쪽 가입도 하게 되었죠. 왜냐면 그냥 나는 남자로 살겠다 남자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딱히 ftm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죠. 그런 식으로 그 친구를 만나 그 친구 통해 알게 되고, (카페에) 가입하고요. 가입한 다음에 정모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그 정모를 나감으로써 형들이랑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해서 조금씩 이 바닥으로.

준우 : 그게 몇 살 때 쯤이었어요?

이혁 : 20대 초중반 사이 쯤이었던 거 같아요.

이브리 : 다른 분들께선 온라인에 까페나 커뮤니티에 가입되어 있으신 거예요?

재웅 : 예전엔 활동도 좀 자주 했었는데 요즘엔 좀 많이 못 하게 되더라구요. 그냥 주변에 알게 된 오래된 분들이랑만 가깝게 지내고 있어요.

병진 : 솔직히 저는 커뮤니티라는 존재를 알게된 지 얼마 안 됐어요. 가입은 했지만 활동은 거의 안 하고 있었는데요.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였어요. 그 운영자랑 처음에 초반에 조금 친해져서 그 사람이 여러 사람들을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알음알음 통해서 알아갔죠. 처음엔 그 운영자를 매개체로 여러 사람들과도 소개 받아 알게 되었고요.

이혁 : 생각해보니까 그 운영자 알게 되었던 계기가 또 있었어요. 홍대에도 ftm카페/바가 예전에 하나 있었어요. 지금은 모르겠는데 . 거기를 어쩌다 가게 됨으로써, 거기서 그 때 만났던 형들이 있었고. 그때 포털들에도 온라인 카페가 있으니까 가입을 해라 들었죠. 그때 알게 된 거죠.

이브리 : 그러면 그런 카페나 ftm모임에 갈 때, 주로 검색을 많이 하시는 편이에요? 아니면 오프라인에서 가시는 분들도 계시나요?

하준 : 아무래도 처음엔 주로 검색으로 시작하지 않을까요?

이브리 : 그러면 그런 온라인 카페들은 그 안에서 활동이 활발하게 되고 있고, 계속 새 글이 올라오고, 사람들이 정모를 하고 그러나요?

재웅 : 최근에는 그렇진 않더라고요.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여러 가지로 활동들이 많이 있었는데, 2013년부터 성별정정이 많이 되다 보니까, 그러고 나서부턴 자기 삶이 바쁘시고, 그러다 보니까 활동이 점점 줄어드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카페 분위기도 좀 많이 덜 활발하게 되었죠..

하준 : 활발한 곳도 있지만, 어떤 ftm카페 중에서도 덜 제한적이고 덜 폐쇄적이어서 사람들 좀 많이 와서 놀았던 카페인데, 카페지기가 이제 정정하고 자기 생활한다고 하면서 아예 잠수를 탔어요. 전화번호도 계속 바꿔버리고 연락도 안 되고 이러다 보니까, 지금은 거의 망했죠.

기우 : 그래서 지금 전반적으로 커뮤니티가 거의, 활동이 거의 없다고 볼 수도 있어요. 새로 올라오는 글들도 최근에는 엄청 줄어들었죠. 제가 가는 곳도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올라올까 말까 정도로 줄어들었고. A커뮤니티 경우에도 최근까지 계속 글이 안 올라오다가, 특정 회원 몇몇 분들이 계속 글을 올리고 계시긴 한데, 그에 대한 다른 회원들의 반응이 거의 없는 상황이죠.

준우 : 최근에 그렇게 된 거면, 그 사람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병진 : 거의 눈팅만 하는 거?

하준 : B라는 커뮤니티 운영자 분이 활동을 안 해서 임시로 제가 등업만 맡아 한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다 들어와요. 그런데 글을 안 쓰는 거예요.

준우 : 근데 그러면 아무도 안 쓰면 눈팅할 거리가 없어지는 거잖아요. 예전 정보만 그냥 계속 보는 건가요?

재웅 : 굳이 정보를 보다기 본다는 그냥.. 그냥 보는 거 같아요. 그냥 습관성 클릭을 하는 거 같아요. 마치 페이스북 그냥 넘기면서 보는 것 같은 느낌처럼요.

준우 : 그런 커뮤니티 활동의 동기는 친구 만나고 싶어서나 자기 같은 동료를 만나고 싶어서, 필요한 정보가 있을까봐 등이 떠오르는데, 어쩌면 그게 또 아닌 거네요?

재웅 : 그렇죠. 무조건 그것만 있진 않은 것 같아요. 정보가 필요할 때는 본인 앞의 문제가 바로 닥쳤을 때만 해당하는 거라서, 그럴 경우에만 많이 찾으시는 거 같고요.

이브리 : 그러면 본인들이 커뮤니티에 처음 가는 이유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기우 : 일단은 내 정체성에 대해서 확신하고 싶다는 어떤 갈망이 있겠죠? 아무래도 처음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는, "이게 뭔가?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는가?" 그것부터 처음 시작하겠죠. 그 답을 알기 위해서는 검색을 계속 하게 되는데, 검색을 하다 보면 블로그 포스팅이나 카페 내 공개된 글들을 보게 되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입하는 쪽으로 유도가 되는 거고요. 저도 그런 식으로 가입했죠.

이혁 : 저도 비슷한데요. "난 뭐지?" 이러면서 찾아보다가, 결국에는 카페가 찾아지더라구요. 찾으려고 찾은 건 아니었는데 그렇게 되었죠. "아, 이런 커뮤니티가 있구나. 나랑 비슷한 사람들이구나."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나랑 비슷하거나 같은 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요.

재웅 : 저는 제가 뭘 준비해야 될지 제일 궁금했어요. 저는 좀 빨리 고등학교 때부터 커뮤니티의 존재에 대해서 알았는데, 근데 너무 어릴 때라 그 상황에서 제가 어떤 일을 겪었을 때, 제가 원하는 길을 저 스스로 나아가려 할 때 어떤 절차가 필요하고 뭘 준비해야 하고 등등, "대체 뭘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지? 이게 내가 가능한 것인가?" 그런 게 저는 궁금해서 여기저기에 많이 가입을 했죠. 수술에 대한 정보나 그런 건 어느 정도 알고 있긴 했지만, 정확하게 어느 정도의 금액이 들어가고 성별정정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몰랐잖아요. 10년쯤 전의 일이었는데 그때에는 다들 수술이 완료가 돼야 (성별정정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던 시기라 그거에 대해서 저는 되게 궁금했어요. 법적인 절차도 되게 궁금했고요.

이브리 : 그러면 궁금해서 찾아갔을 때 원하는 답이 카페나 커뮤니티에 있었나요?

재웅 : 어… 네. 어느 정도는 있었어요. 근데 그렇게 자세히 있었는지까진 솔직히 잘 모르겠고요. (먼저) 밟아갔던 사람들의 글 같은 건 다 있으니까 그걸 읽어보면서 계획을 잡으려고 했죠. 도움이 되었죠.

이브리 : 다른 분들은 어떠셨어요? 온라인/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도움이 되거나 좋거나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이혁 : 지금, 지금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그런 게 가장 좋죠. 저는 굳이 정보를 많이 알기 위해서나 그렇게 해서 가입을 한 건 아니거든요. 그냥 사람들이 궁금하고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그런 데가 있다라고 했기 때문에 거길 알게 됐고 가입을 했던 거고요. 나랑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친구하고 싶다거나, 새로운 사람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정보 같은 경우는 그냥 사람들과 친해지고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조금씩 알고 있는 것도 있는 면도 있고요. 역으로 제가 도움을 주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죠. 전 굳이 궁금한 게 있다고 카페에 들어와서 막 이것저것 찾아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이브리 : 그냥 친하게 지내는 분들에게 물어보는 편이신 거예요?

이혁 : 예. 저는 딱 필요할 때에만 주변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어디서 해야 돼?” 물어보고 답 듣고 “아 그렇구나”. 그런 식으로 해왔어요. 근데 좋은 것 같아요. mtf친구들 중에 "너네는 정말 서로 친한 것 같아. 이렇게 친해진 것도 되게 신기하다"라고 얘기한 친구가 있거든요. 근데 저는 뭐가 신기한지 모르겠어요. 그냥 다들 좋은 사람이라서 만나다 보니 좋은 거고... 그러다 계속 보게 되고 그렇게 친해지는 건데, "친하다는 그런 게 어려운 건가?"라는 생각이 들죠.

준우 : 그런 생각도 들어요. 사실 동성친구들 만나기가 쉽진 않잖아요. 친한 마음 맞는 친구들. 그래서인가 싶기도 하고.

하준 : 아무래도 이런 커뮤니티 알기 전에는 이와 관련된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죠. 그 얘기(트랜지션 관련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도 그렇고요. 커뮤니티 사람들과는 서로가 어떤 지를 더 잘 알기 때문에 편한 그런 느낌이 있죠. 그래서 더 빨리 친해지는 거 아닌가 싶어요.

재웅 : 굳이 포장하진 않아도 되잖아요. 밖에 나가서 사회생활 하면 어느 정도는 (포장해야 하죠). 저 같은 경우엔 그런 스트레스 약간 있었거든요. 저만의 고유한 성격이 있고 저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남들이 볼 때요. 도둑이 약간 제발 저리는 격으로 혹시나 내가 들킬까… 다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요. "그러면 큰일 나는데"라는 스트레스가 저는 되게 컸어요.여기 다른 분들도 그럴테고, 저 역시 친한 형들 만나면 그런 스트레스 없이 그냥 맘껏 얘기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게 편하죠.

이혁 : 저 같은 경우는 카페에 많이 속해있지 않다 보니까 잘 몰라요. 저는 커뮤니티 활동을 거의 안 했어요. 커뮤니티 활동은 보통 포털 카페 쪽이 많이 있잖아요. 카페는 예전에 한 두 개 됐다가 없어진 것도 있고, 안 들어가다 보니까 이제는 그 쪽에 무슨 글이 올라오고 무슨 얘기가 오가는지 전혀 모르고요. 예전에 잠깐 봤던 게 다고, 그 이후론 정모에서 만났던 사람이랑 친해져서 그 사람의 친구를 또 알게 되고, 또 다른 정모에 또 갔다가 알게 된 사람들이랑만 어울리고요. 친구의 친구 이런 식으로 좀 조용히 지내게 되더라고요. 이상하게 별로인 사람이나 좀 이상한 것 같으면 그냥 그 만남을 피해요. 좋은 사람 많은데 굳이 그 사람을 만나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얘기 나누면서 잘 지내고 있으니깐요. 다른 형들이나 활동을 많이 한 사람들에게 들은 바로는 엄청 이상한 사람들도 많대요. 스트레스 받죠. 상처도 받고... 그러다 보면 좀 사람 좀 멀리하게 되기까지 한다더라고요.

기우 : 근데 까페에서 하는 얘기들이나 직접 만나서 하는 얘기들이나 거의 똑같아요.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