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에서 만난 당사자들의 인터뷰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트랜스젠더와 주변인의 삶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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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인터뷰는 5~10차례에 걸쳐 연재됩니다.

각 인터뷰는 참여자의 신상보호를 위해
이름, 장소, 직업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내용이 왜곡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각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글을 읽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함께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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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타리2. 기왕 여자로 살 거, 예쁘게 살겠노라

 


수진 :계속, 서울 쪽에 사시고 학교도 서울에서 나오신 거예요?


미스타리 :네. 쭈욱 서울에서 살아서 학교도 다 서울에서 나왔어요. 전 여중, 여고 나왔어요.


수진 :여중, 여고를 다니실 때 뭔가 말씀해주실 것이 있다면요? 사건이라든지 불편했던 점이라든지.


미스타리 :저는 딱히 교우관계에 문제가 없었어요. 저희 때가 동성애자 약간 탄압하는 시대라서, 레즈비언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그런 모습을 하기만 하면 밟혔어요. 제 주변에 노는 애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레즈비언 친구들이랑 멀어지고. 저는 아예 트랜스젠더란 게 있다고 생각도 못하고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럼 난 그냥 이렇게 살아야 되겠구나. 이왕 이렇게 살 거 예쁘게 살자 해서 정말 예쁘게 다녔어요. [웃음] 그래서 딱히 문제가 없었어요. 소개팅도 많이 나가고 그랬었어요.


수진 :그러면 본인을 뭐라고 생각하셨어요?


미스타리 :그냥. 남자가 되고 싶기는 한데, 이 생에선 못하고 다음 생에서나 하자. 그럼 이 생에서 그냥 여자로 살 바에 예쁘게 살자. 인기도 많고 잘나가고 예쁘고 똑똑하고 이렇게 살자 싶어서 진짜 머리도 이렇게 기르고 다녔죠. [웃음]


수진 :그게 잘 됐나요? 의지로 해결이 될 수 있는 문제인가요?


미스타리 :보통 ftm 분들 이렇게 보면 막 자해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왜냐면 가슴이 있는 게 혐오스럽다고 생각해서. 그런데 저는 제 몸 자체에 혐오스럽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가슴이 있고 생리를 하는 게 여자친구들한테 조금 부끄럽긴 했어요. “야 너 생리대 있어?” “야 나 생리해! 다 옮겨버려!”  여자친구들이 막 이러는데. [웃음] 저는 딱히 그러지는 않았어요. 그냥 조용히 하다가 조용히 끝나고. 네, 딱히. 그리고 가슴이 워낙 작았어요.


진하 :충격이다. [웃음] 전 공학 나왔는데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미스타리 :저희는 생리대로 표창 던지고 맞추고 그랬어요. 애들이 되게 좀 지저분하게 놀아서. [웃음] 이게 왜 여자들끼리 많이 있으면 호르몬 분비가 같은 시기로 맞춰지기도 하거든요. 그럼 한 명이 생리가 터지기 시작하면 쫘악 다 옮거든요. 옮는다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수진 :네~ [웃음]  그러면 남자도 사귀신 적이 있으신 거예요?


미스타리 :있었죠. 있었어요. 그런데 막 찐하게 사귀지는 못했고, 남자친구가 있으면 뭔가 이상하게 같이 손을 잡자고 하잖아요. 그런데 막 형제애가 느껴져서 못 잡겠고. [웃음] 같이 운동을 하거나 해야 될 것 같고, 막 거칠게 놀아야 할 것 같은데 왜 쟤는 콧바람이 나오고 얼굴이 빨개지지? 나는 너랑 형제애가 느껴지고 전우애가 느껴지는데? 이렇게 되면서 오래 못 사귀고 다 헤어졌어요. 계속계속. 그래도 뭔가 난 이렇게 되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에 소개팅을 계속 했는데, 계속 안 됐어요. 그냥 약간 뭔가... 이걸 감춰야 하겠다, 라는 거 있잖아요. 빨리 내가 정신을 차려야 되는데, 이런 거 있잖아요.


수진 :그래도 개중에 좋은 애 사귀셨죠?


미스타리 :그렇죠 네. 개중에 빛깔 고운 애로 만났죠. [웃음] 이왕이면 다홍치마죠. 아무거나 주워서 막 먹을 순 없잖아요? [웃음] 그래서 최고 많이 나간 스킨십이 손 잡는 거? 그게 다였어요. 포옹도 막 닭살이 돋아서 못하겠고. 뭔가 계속 이상한 거예요. 고등학교 때 계속 이 생각을 품었어요. 나는 동성애자는 아닌데? 그런데 얘네랑은 왜 이럴까? 이런 생각을 끊임없이 계속 했어요.


수진 :여자로 살려고 했고, 사귀기까지 했으면 참아볼 수도 있잖아요.


미스타리 :그렇죠. 맨 처음엔 참아보자 생각해서, 그 한계가 손이었어요. 뽀뽀를 하자고 하는데, 도저히 못하겠는 거예요. 뭔지 모르겠는 거예요. 내가 왜 이러지? 싶은데, 으악 진짜 못하겠는 거 있잖아요. 와~ 못하겠다! 진짜 막 이렇게 되는. 저도 그걸 몰라서 계속 궁금해하다가. 하리수 씨가 저 대학교 초반에 터졌어요. 어? 저거 혹시? 저 사람이 남자에서 여자로 된 건데, 저 반대는 없나? 거기서부터 시작됐어요. 반대도 있겠구나. 그래서 하리수 반대 이렇게 검색어에 쳤어요. 그랬더니 ㅇㅇㅇ원장이 뜨더라고요. 그래서 전화를 걸어봤더니 설명을 해주더라고요. 거친 설명. [웃음] 거기서 호르몬 맞고. 그 분하고는 잘 지냈었어요. 다들 싸우는데 저만 유일하게 화기애애 했어요. 제가 막 데려가면 “어어. 누구 왔어?” 이러면서. “니가 데려온 친구야? 그럼 얘는 싸게 해 줄게. 야, 다른 사람한텐 이거 5만원에 맞추는 건데, 넌 3만원야 3만원.” 진짜 민망할 정도로 절 좋아하는 거예요. 그랬는데 이번에 이번 소송 들어가면서 제가 거기서 자궁 수술을 했어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