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 : 그러면 언제 주이씨가 커밍아웃을 하셨나요?
진아 : 어, 2년 반 쯤 됐나? 올해 여름 말고 지난 여름 말고 그 전이니까... 만 2년 조금 넘었네요.
수진 :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하신 거예요, 아니면은?
진아 : 복합적으로.
호두 : 복합적이요? 어떤 복합?
진아 : 아시죠? 주이, 그 모든 것(ftm 트랜스젠더이면서 게이)에 대해서.
수진 : 예. 그게 바로 받아들이실 수 있으셨나요?
진아 : 예, 저는 원래 그전에도 그런 거에 대한 거부감이 특별히 없었고... 오히려 퀴어 영화나 이런 거 통해서 이해를 해야된다라고 생각하는 쪽이어서, 특별히... [웃음]
수진 : 제가 꽉 막힌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는데요. 아니면, 일반분들이 생각하실 때, ftm 게이라고 하면 왠지 잘 안 와닿을 것 같아서요.
진아 : 근데 그 개념 자체는 어떻게 보면 주이를 통해서 들어서 다시 개념을 세운 건 맞아요. 그런 거에 대해서, 예를 들면 게이다 레즈비언이다 이런 성정체성 부분이랑 그 다음에 성취향? 뭐라 부르죠, 그걸?
수진 : 성지향성이요.
진아 : 예 성지향성 부분이랑 다르다라는 거는 이제 그렇게 해서 설명 들은 다음에 저도 확실하게 알게된 거죠. 그전에는 그런 구분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고. 아무튼, 소수자에 대해 특별히 차별할 필요는 없다, 그럴만한 아무 이유 없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다른 건데.
수진 : 그런 차별적인 문제를 제외하고서라도... 내가 너무 집요한가?
진아 : 아니, 다 편하게 얘기하시면 돼요. [웃음]
수진 : 왜 굳이 그러려고 그러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왜 굳이 자신의 몸을 바꾸려고 그러냐고.
진아 : 아 저는, 거꾸로 그렇게 생겼는데 왜 굳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하느냐고 생각하는 쪽이라서. 저는 그냥 성격이나 다른 거랑 똑같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성격 차이도 있는 거고, 각자 잘 하는 것 차이도 있는 것처럼. 그냥 차이가 있는 건데, 그걸 똑같이 두 가지 편만 놓고 그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건, 원래 안 맞는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다고 이렇게 분류되는, 네 가지든 여섯 가지든 그것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굉장히 다양한 범주가 있을 것이고, 범주화되는 것조차도 특별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지금은 어떤 소외되어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범주화가 필요하니까 하는 것일 뿐이고.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호두 : 혹시 주위에 주이 말고도 다른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어요?
진아 : 예, 있더라고요.
호두 : 아, 그래요?
진아 : 예, 모르고 한동안 지냈는데 갑자기 진지하게 (커밍)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어요.
호두 : 레즈비언이나 트랜스젠더?
진아 : 게이? 게이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굉장히 편해진 다음 이후에야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호두 : 진아씨는 주이랑 같이 클럽은 안 가세요?
진아 : 클럽, 옛날엔 가다가, 힘들어서...
호두 : 클럽 어디 가셨어요?
진아 : 클럽이요? 저는 그...
호두 : 이태원?
진아 : 예, 트랜스.
호두 : 아, 공연 보러 가셨어요?
진아 : 그때 페스티벌에서 처음 둘 다 그냥 재밌다더라 그래서 가 보고, 페스티벌도 보고, 이태원으로 가서 처음 트랜스를 봤는데, 그 한 달 이후에 주이가 (커밍아웃) 얘기를 했어요.
수진 : 먼저 그렇게 한번 떠본 거구나.
수진 : 그 이후에도 계속, 클럽이나, 이태원 쪽 클럽에는 많이 가시나요, 같이?
진아 : 그냥, 저랑 느끼는 건 다른 것 같아요. 걔는 어떤 굉장히 충전되는, 어떤 충전이든 뭐든 뭔가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재밌었다, 그러나 몸은 힘들더라, 라는... 젊었을 때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웃음] 어리진 않으니까... 노는 건 때가 있으나... 근데, 반대로 주이는, 힘을 받는 것 같아서. 신기하죠. 어떻게 밤새 놀고 힘이 되느냐... 재밌어요. 다양한 문화가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은 가는데 몸이 못 따라 가는 게 안타깝고.
호두 : 그때 트랜스가 처음 가본 거였어요?
진아 : 예.
수진 : 주변에 성소수자들이 있으면, 신기한 델 막 데리고 가는... 그런 장점은 있잖아요. 그냥 살면 한 번도 가보지도 못할 곳들, 신기한 공간에 같이 놀러 가고...
진아 : 주이는 성소수자인 것과 관계 없이, 어떻게 보면 저한테 그런 점에서 굉장히 필요한 존재인데... 제가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판타지를 주이 외에는 해주는 친구는 없어요. 기껏해야 맛집이나 데이트 하기 좋은 카페 정도지...
수: 새로운 판타지란 뭐가 있나요?
진아 : 트랜스 클럽 말고도, 고등학교 때부터도, 공연하는 클럽이라거나 인디밴드, 음악, 아니면 애니메이션 영상 그런 쪽이든... 좀 다른 종류의 문화를 소개를 해주고, 제가 그 중에 선호를 하면 빠질 거고, 그렇지 않더라 하더라도 ‘아, 이런 것들이 있구나, 재밌는 세계가 있구나~’를 알게 해주는...
수진 : 덕후였군요~
진아 : [웃음]
수진 : 그러면 주이씨는 서울에 살기 전부터도 종종 서울 쪽으로 놀러 오는 편이었나 봐요?
진아 : 네, 주이는... 저는 가끔 그런 공연이나 이런 거 보러 갈래라고 하면... 훌륭한 DJ가 온다더라 그런 적이 있었는데, 저는 무리해서 집에 거짓말 하고 한 번 갔는데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었어요.
수진 : 훌륭한 친구구나.
진아 : 아, 주이는 굉장히 훌륭한 친구예요. [웃음]
수진 : 이렇게 뽑아 먹을 게 있으니까 계속 만나는... [웃음] 농담이에요.
진아 : 그런 차원은 아니지만, 훌륭한 친구 맞습니다. [웃음]
수 : 그럼 주이씨가 커밍아웃 전에는 전혀 눈치 같은 거를?
진아 : 눈치랑 상관없이, 어차피 그냥 다르게 생겼구나 생각은 했어요. 그게 기존에 있는 어떤 틀 중 이것이것에 맞는다라고 주이가 그때 알게 된 것 뿐인 거죠. 사실 전에는 꼭 기존 범주로 따졌을 때의 여자다, 남자다 그런 거에 들어가는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주이는) 옛날부터 뭐 치마 입기를 싫어했고. 그 친구 옷 중에서는 치마라는 게 교복 밖에 입은 적이 없지만...
호두 : 그런 징표들을 이미 많이 느끼셨겠네요.
진아 : 차이가 있다라는 것은 알고 있었죠.
수진 : 좀 더 구체적으로, 치마 말고도 다른 게 있다면요?
진아 : 취향 자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거나 그런 것들이 오히려 그 반대일 것 같아요. 굉장히 여성성에 관심이 있는 경우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런데 또 그와는 반대로, 예를 들면 잡지도 GQ(지큐)나 이런 것을 더 재밌어 하고, 오히려 그 반대쪽엔 관심이 없다... 저의 경우에는 양쪽 다 관심이 없어서… 저는 제 정체성을 어떤 쪽으로 정의내리는 데는 관심이 없어요. 이쪽 저쪽 코스프레를 양쪽 다 하는 건 재밌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도 그러니까... 모르죠. [웃음]
호두 : 어떤 쪽 젠더를 하는 게 더 편한가요? 그런 것도 없어요?
진아 : 저는 그거에 아예 염두에 안 두는 게 편해요, 어떻게 보면. 그래서 ‘없다’는 것으로의 그런 범주화가 있다면... 아마 있을 거예요. 어디 외국 학술잡지 같은 데 있을 수도 있는데요.
수진 : 있긴 있어요.
진아 : 네, 근데 ‘아예 없다’라기보다는 저는 그냥 필요한 역할에 따라서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일할 때 여성성이 부각되면 힘들 거나 불이익을 받는 부분이 있거든요. ‘여자들은 같이 일하기 힘들어, 예민해’하는 여성적인 부분들, 일반화된 여성적인 부분들이 있는데, 저는 뭐 그거에 속하지도 않고. 그래서 그런 거에서는 ‘나는 그런 거 없다, 일할 땐 그런 거 없다’라는 식이죠.
수진 : 그러면 주이씨가 다른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하거나, 그런 적은 없었나요?
진아 : 아니 뭐, 수 많은 가명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웃음] 가명이라거나 아이디, 활동명? [웃음] 그런 게 몇 개 있는 건 알고 있는데, 그게 수시로 바뀌는 데다가 부를 때 저희가 이름은 잘 안부르거든요? 1년에 한 두 번 정도 부르나? 호칭 자체가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전화했을 때도 바로 “어디서 볼래?”라고만 하죠. [웃음]
수진 : 제 3자가 안 끼어 있으니까...
진아 : 아니요, 그냥. 이상하게 주이랑은 잘... 하여튼... 어떻게 보면 본론부터 직접 얘기를 하게 되죠... [웃음] 의외로 친구랑 그렇지 않아요? 회사에서는 직급이 있고 호칭이 있는 분들은 뭐뭐뭐 직급, 예를 들어 실장님이든, 그런 식으로 부르는 게 예의인데. 친구 사이에서는 “누구야”라고는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만나도 “안녕”으로 시작하거나 [웃음] “왔어?” 정도? [웃음] 다른 친구한테 얘기를 할 때는 “주이가, 누구가...” 라고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수진 : 그러면 언제 주이씨가 커밍아웃을 하셨나요?
진아 : 어, 2년 반 쯤 됐나? 올해 여름 말고 지난 여름 말고 그 전이니까... 만 2년 조금 넘었네요.
수진 :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하신 거예요, 아니면은?
진아 : 복합적으로.
호두 : 복합적이요? 어떤 복합?
진아 : 아시죠? 주이, 그 모든 것(ftm 트랜스젠더이면서 게이)에 대해서.
수진 : 예. 그게 바로 받아들이실 수 있으셨나요?
진아 : 예, 저는 원래 그전에도 그런 거에 대한 거부감이 특별히 없었고... 오히려 퀴어 영화나 이런 거 통해서 이해를 해야된다라고 생각하는 쪽이어서, 특별히... [웃음]
수진 : 제가 꽉 막힌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는데요. 아니면, 일반분들이 생각하실 때, ftm 게이라고 하면 왠지 잘 안 와닿을 것 같아서요.
진아 : 근데 그 개념 자체는 어떻게 보면 주이를 통해서 들어서 다시 개념을 세운 건 맞아요. 그런 거에 대해서, 예를 들면 게이다 레즈비언이다 이런 성정체성 부분이랑 그 다음에 성취향? 뭐라 부르죠, 그걸?
수진 : 성지향성이요.
진아 : 예 성지향성 부분이랑 다르다라는 거는 이제 그렇게 해서 설명 들은 다음에 저도 확실하게 알게된 거죠. 그전에는 그런 구분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고. 아무튼, 소수자에 대해 특별히 차별할 필요는 없다, 그럴만한 아무 이유 없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다른 건데.
수진 : 그런 차별적인 문제를 제외하고서라도... 내가 너무 집요한가?
진아 : 아니, 다 편하게 얘기하시면 돼요. [웃음]
수진 : 왜 굳이 그러려고 그러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왜 굳이 자신의 몸을 바꾸려고 그러냐고.
진아 : 아 저는, 거꾸로 그렇게 생겼는데 왜 굳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하느냐고 생각하는 쪽이라서. 저는 그냥 성격이나 다른 거랑 똑같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성격 차이도 있는 거고, 각자 잘 하는 것 차이도 있는 것처럼. 그냥 차이가 있는 건데, 그걸 똑같이 두 가지 편만 놓고 그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건, 원래 안 맞는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다고 이렇게 분류되는, 네 가지든 여섯 가지든 그것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굉장히 다양한 범주가 있을 것이고, 범주화되는 것조차도 특별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지금은 어떤 소외되어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범주화가 필요하니까 하는 것일 뿐이고.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호두 : 혹시 주위에 주이 말고도 다른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어요?
진아 : 예, 있더라고요.
호두 : 아, 그래요?
진아 : 예, 모르고 한동안 지냈는데 갑자기 진지하게 (커밍)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어요.
호두 : 레즈비언이나 트랜스젠더?
진아 : 게이? 게이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굉장히 편해진 다음 이후에야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호두 : 진아씨는 주이랑 같이 클럽은 안 가세요?
진아 : 클럽, 옛날엔 가다가, 힘들어서...
호두 : 클럽 어디 가셨어요?
진아 : 클럽이요? 저는 그...
호두 : 이태원?
진아 : 예, 트랜스.
호두 : 아, 공연 보러 가셨어요?
진아 : 그때 페스티벌에서 처음 둘 다 그냥 재밌다더라 그래서 가 보고, 페스티벌도 보고, 이태원으로 가서 처음 트랜스를 봤는데, 그 한 달 이후에 주이가 (커밍아웃) 얘기를 했어요.
수진 : 먼저 그렇게 한번 떠본 거구나.
수진 : 그 이후에도 계속, 클럽이나, 이태원 쪽 클럽에는 많이 가시나요, 같이?
진아 : 그냥, 저랑 느끼는 건 다른 것 같아요. 걔는 어떤 굉장히 충전되는, 어떤 충전이든 뭐든 뭔가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재밌었다, 그러나 몸은 힘들더라, 라는... 젊었을 때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웃음] 어리진 않으니까... 노는 건 때가 있으나... 근데, 반대로 주이는, 힘을 받는 것 같아서. 신기하죠. 어떻게 밤새 놀고 힘이 되느냐... 재밌어요. 다양한 문화가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은 가는데 몸이 못 따라 가는 게 안타깝고.
호두 : 그때 트랜스가 처음 가본 거였어요?
진아 : 예.
수진 : 주변에 성소수자들이 있으면, 신기한 델 막 데리고 가는... 그런 장점은 있잖아요. 그냥 살면 한 번도 가보지도 못할 곳들, 신기한 공간에 같이 놀러 가고...
진아 : 주이는 성소수자인 것과 관계 없이, 어떻게 보면 저한테 그런 점에서 굉장히 필요한 존재인데... 제가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판타지를 주이 외에는 해주는 친구는 없어요. 기껏해야 맛집이나 데이트 하기 좋은 카페 정도지...
수: 새로운 판타지란 뭐가 있나요?
진아 : 트랜스 클럽 말고도, 고등학교 때부터도, 공연하는 클럽이라거나 인디밴드, 음악, 아니면 애니메이션 영상 그런 쪽이든... 좀 다른 종류의 문화를 소개를 해주고, 제가 그 중에 선호를 하면 빠질 거고, 그렇지 않더라 하더라도 ‘아, 이런 것들이 있구나, 재밌는 세계가 있구나~’를 알게 해주는...
수진 : 덕후였군요~
진아 : [웃음]
수진 : 그러면 주이씨는 서울에 살기 전부터도 종종 서울 쪽으로 놀러 오는 편이었나 봐요?
진아 : 네, 주이는... 저는 가끔 그런 공연이나 이런 거 보러 갈래라고 하면... 훌륭한 DJ가 온다더라 그런 적이 있었는데, 저는 무리해서 집에 거짓말 하고 한 번 갔는데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었어요.
수진 : 훌륭한 친구구나.
진아 : 아, 주이는 굉장히 훌륭한 친구예요. [웃음]
수진 : 이렇게 뽑아 먹을 게 있으니까 계속 만나는... [웃음] 농담이에요.
진아 : 그런 차원은 아니지만, 훌륭한 친구 맞습니다. [웃음]
수 : 그럼 주이씨가 커밍아웃 전에는 전혀 눈치 같은 거를?
진아 : 눈치랑 상관없이, 어차피 그냥 다르게 생겼구나 생각은 했어요. 그게 기존에 있는 어떤 틀 중 이것이것에 맞는다라고 주이가 그때 알게 된 것 뿐인 거죠. 사실 전에는 꼭 기존 범주로 따졌을 때의 여자다, 남자다 그런 거에 들어가는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주이는) 옛날부터 뭐 치마 입기를 싫어했고. 그 친구 옷 중에서는 치마라는 게 교복 밖에 입은 적이 없지만...
호두 : 그런 징표들을 이미 많이 느끼셨겠네요.
진아 : 차이가 있다라는 것은 알고 있었죠.
수진 : 좀 더 구체적으로, 치마 말고도 다른 게 있다면요?
진아 : 취향 자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거나 그런 것들이 오히려 그 반대일 것 같아요. 굉장히 여성성에 관심이 있는 경우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런데 또 그와는 반대로, 예를 들면 잡지도 GQ(지큐)나 이런 것을 더 재밌어 하고, 오히려 그 반대쪽엔 관심이 없다... 저의 경우에는 양쪽 다 관심이 없어서… 저는 제 정체성을 어떤 쪽으로 정의내리는 데는 관심이 없어요. 이쪽 저쪽 코스프레를 양쪽 다 하는 건 재밌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도 그러니까... 모르죠. [웃음]
호두 : 어떤 쪽 젠더를 하는 게 더 편한가요? 그런 것도 없어요?
진아 : 저는 그거에 아예 염두에 안 두는 게 편해요, 어떻게 보면. 그래서 ‘없다’는 것으로의 그런 범주화가 있다면... 아마 있을 거예요. 어디 외국 학술잡지 같은 데 있을 수도 있는데요.
수진 : 있긴 있어요.
진아 : 네, 근데 ‘아예 없다’라기보다는 저는 그냥 필요한 역할에 따라서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일할 때 여성성이 부각되면 힘들 거나 불이익을 받는 부분이 있거든요. ‘여자들은 같이 일하기 힘들어, 예민해’하는 여성적인 부분들, 일반화된 여성적인 부분들이 있는데, 저는 뭐 그거에 속하지도 않고. 그래서 그런 거에서는 ‘나는 그런 거 없다, 일할 땐 그런 거 없다’라는 식이죠.
수진 : 그러면 주이씨가 다른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하거나, 그런 적은 없었나요?
진아 : 아니 뭐, 수 많은 가명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웃음] 가명이라거나 아이디, 활동명? [웃음] 그런 게 몇 개 있는 건 알고 있는데, 그게 수시로 바뀌는 데다가 부를 때 저희가 이름은 잘 안부르거든요? 1년에 한 두 번 정도 부르나? 호칭 자체가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전화했을 때도 바로 “어디서 볼래?”라고만 하죠. [웃음]
수진 : 제 3자가 안 끼어 있으니까...
진아 : 아니요, 그냥. 이상하게 주이랑은 잘... 하여튼... 어떻게 보면 본론부터 직접 얘기를 하게 되죠... [웃음] 의외로 친구랑 그렇지 않아요? 회사에서는 직급이 있고 호칭이 있는 분들은 뭐뭐뭐 직급, 예를 들어 실장님이든, 그런 식으로 부르는 게 예의인데. 친구 사이에서는 “누구야”라고는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만나도 “안녕”으로 시작하거나 [웃음] “왔어?” 정도? [웃음] 다른 친구한테 얘기를 할 때는 “주이가, 누구가...” 라고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