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에서 만난 당사자들의 인터뷰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트랜스젠더와 주변인의 삶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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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인터뷰는 5~10차례에 걸쳐 연재됩니다.

각 인터뷰는 참여자의 신상보호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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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5. "저는 항상 말할 때 '난 이렇다' 말하는 편이에요"

준우 : 근데 주변에서도 로미의 그런 계획 같은 걸 알고 있나요? 예를 들면 친구들이나 아까 말씀하신 사촌분처럼 가까운 친척 외에 다른 분은 모르시는 거예요?


로미 : 저의 사회적 관계에서의 친구들, 학교 선후배들 다 알아요. 저랑 연락하시는 모든 분들은 다 아시는 상태고.


준우 : 부모님도 다 아시나요?


로미 : 아니요. 부모님만 모르세요. 부모님도 눈치는 있으신데 아직... 그전에도 말씀드릴 순 있었지만 그나마 충격을 조금 덜 드리기 위해서 아직인 거죠. 저도 조만간 몇 달 안으로 말씀드릴 준비를 하고 있고. 부모님 입장에서 보면 제가 나이도 있는데 결혼을 안 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점점 얼굴도 (변하고) 여성화되는 이런 것들… 아무래도 TV 같은 데서 트랜스젠더 관련된 것들이 메스컴을 타다 보니까 그런 걸 보시면서 눈치는 있으실 텐데 직접적으로 "너도?"라고는 말씀 안 하시는 입장이시고. 저 역시도 아직은 확실히 말씀을 안 드린 상태예요.


준우 : 부모님들은 잘 받아주실까요?


로미 : 엄마는 받아주실 것 같고. 아빠가 조금 그러신데... 그래도 받아들여주실 것 같긴 한데요. 근데 제가 걸리는 건 아빠도 받아주실 것 같은데 항상 제가 하고 싶은 거, 제가 뭘 하겠다 하면 반대하셨던 적이 없으셨거든요. "네가 즐겁게 재미있게 하고 싶은 거 해라"라고 하셨기 때문에 크게 그거에 대해선 괜찮을 것 같긴 해요. 문제는 아빠께 인맥이 되게 많으세요. 그러니까 그 부분이 좀 걸리죠. 아들이라고 주변에 소개를 많이 하셨고 제가 또 아역배우도 했다 보니 주위 친구분들한테 저를 많이 보여주셨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아들이었는데 딸이라고 말해야 된다는 점이 조금 걸리긴 해요. 그것만 아니면, 시선만 생각치 않으신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준우 : 집안에서의 다른 친척 어른들, 그러니까 부모님들의 형제자매분들이라든지 조부모님들은요?


로미 : 할아버지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고모들은 다 아세요.


준우 : 그분들도 다 아세요? 보통 주변 전부에 그렇게 커밍을 하면 겁나지 않나요?

로미 : 아니요. 저는 항상 말할 때 "난 이렇다" 그렇게 말하는 편이에요.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룸메이트는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커밍을 전혀 안 했거든요. 그 친구 같은 경우는 오래 된 친구인데 이런 걸 이야기하면 멀어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많이들 고민하더라고요. 근데 지금 이야기를 해서 멀어지든 1년 뒤에 이야기해서 멀어지든 그건 어차피 똑같잖아요. 안 하고 있으면 그 친구와 1년 정도 더 보는 것 뿐이지 안 받아들여 줄 친구라면 어차피 안 받아주거든요.

제 경험상으로는 대부분 친구들은 다들 쉽게 받아들여 줬는데 그 이유가, 전 커밍했을 때 "그게 뭐 그리 중요하냐. 네가 수술한다고 해서 로미가 다른 로미로 변하는 건 아니잖아"라고 말하거든요. 다른 친구들도 똑같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니까 진정한 내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게 남성으로서든 여성으로서든 정체성 때문에 "나 너 보기 싫어"라고 하진 않을 것 같거든요.


준우 : 그렇게 겁먹지 말고 해야 좀 더 커밍아웃이 많이 되고 잘 될 거란 생각에 공감되네요. 근데 또 현실이 안 따라주는 부분들이 있기도 해서… 혹시 하시는 일이 회사원이었거나 다른 직종이었으면 직장에서의 커밍아웃은 조금 달랐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로미 : 저는 클라이언트로 만난 사람들한테도 이야기 다 해요. 미팅을 가지면 제 모습이 이런데 그렇다고 굳이 또 남성인 것처럼 꾸며 나가기도 싫고. 저는 성격이 좀 그런 것 같아요. 네가 봤을 때 싫으면 어쩔 수 없는 거지. 제가 그분들한테 피해를 주는 건 아니니까.


준우 : 혹시... 그렇게 해서 어긋나거나 했던 그런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나 계약 건은 없었나 봐요? 혐오를 표하는 사람들이 사회에는 때로 존재하는 현실인데...


로미 : 저는 다행히 그런 건 없었어요. 제가 만든 어떤 시안이라든지 일적인 부분들이 마음에 안 들면 서로 충돌할 순 있지만, 그게 아니라 시안이 되게 좋은데도 내 정체성 때문에 그걸 안 하고 싶다라고 하시면 조금... 또 주위에 들어보면, 여러 가지 문제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그런 거에 비해 저는 어떻게 보면 다행히 복 받은 거라 할 만큼 정체성 때문에 막 상처를 받고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준우 : 지금 말씀하신 대로 주변 사람들하고 관계도 괜찮고 커밍아웃도 잘 해오셨는데, 본인이 남성으로만 보이는 게 아니라 여성스러운 특별한 사람 혹은 여자로 주변에서 받아들여진다고 하셨잖아요. 패싱이 잘 되는 거라 말할 수도 있을 텐데, 로미님 본인만의 특별한 포인트가 있을까요? 혹시 특별히 더 신경 쓰는 게 있다거나요?


로미 : 없는데? 저는 자연스러운 거? 아무래도 저는 친구들이 다들 오래됐거든요. 초등학교 때부터나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15년~20년 된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냥 행동이며 모션, 표정, 꾸미는 거라든지 그런 것들이 마치 남자아이가 아니라 여성 아이 같이 대화하고 있고 말하는 내용까지도 여성으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그냥 입혀져 온 거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아무래도 전보단 겉모습을 꾸미기도 하니까요.


준우 : 바깥에 나갈 때엔 화장을 하시죠?


로미 : 네. 화장을 하죠. 화장하고 꾸미고 머리도 하고 막 하다 보니까 외모를 봤을 때 여성으로 보이죠. 마치 남자 같이 하고서 "전 트랜스젠더예요"라고 말한다면 매치가 안 되니까 거부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겉모습도 제 나름대로 갖추고서 나가기 때문에 거부감은 없어요.


준우 : 화장하는 법은 어디서 배우셨어요?


로미 : 저는 항상 뭐든지, 웹 디자인도 그렇고 뭐든지 혼자 하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준우 : 혼자 (방법을) 찾아보신 거예요?


로미 : 어렸을 때부터 색채 감각은 좀 있었으니까요. 메이크업도 이렇게 그려보고. "어? 나한테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네?"하면, 다음에는 눈꼬리를 조금 올려보고 이런 식으로...


준우 : 사실 20대에야 처음 화장을 시도하는 mtf 트랜스 여성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것 중, 화장품 종류랑 용도 같은 걸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배우는 걸 가장 힘들잖아요. 화장품을 사고 싶은데도 이름이 뭔지 몰라서 못 사기도 하고요.


로미 : 저는 다행히 주변에 여자친구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요. 비율로 따지면 일반 여자친구들이 7~8명이면 남자친구는 2명 정도의 비율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친구들과 화장품도 보고 속옷도 보고 이러다 보니까 전 어렵지 않았어요. 특별히 뭘 배우지 않아도 친구들이 하는 것만 봐도 대충은 감이 잡히기도 하고, 그리고 친구들이 가끔 해주기도 하고...


준우 : 외형도 조금 약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요? 얼굴도 아역을 하실 만큼 어릴 때부터 지금도 예쁜 얼굴이고 키도 크지 않으시고.


로미 : 다행히 어려서부터 진짜 잘 생기고 이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얼굴 작다라는 소리 많이 들었었고 이목구비도 뚜렷하니까요. 가장 좋았던 건 체형적으로 남성 체형이 아니란 거죠. 지금 제가 164cm에 53kg 이 정도인데, 보통의 여성 체형을 (가지고) 자라왔기 때문에 체형으로 봤을 때도 그렇고. 그때 당시 되게 마른 체형이었고요.


준우 : 아까 (몸무게가) 아까 30대 후반까지 내려갔다고도 하셨지요.


로미 : 원래는 제가 164에 한 43~45가 평균 몸무게였거든요. 어떻게 보면 딱 일반 여성의 이상적인 마른 듯한 느낌이어서 그것도 영향이 있겠고요. 몸매에는 굉장히 자신이 있었어요. 마르기도 했고 무슨 옷을 입어도 옷 테가 조금 나는 것 같고. 서른 접어들고 나서는, 흔히들 나잇살이라고도 하죠? 나잇살이 붙으면서 어깨도 그렇고 떡대 같이 하다 보니까...


준우 : 뱃살!!


로미 : 그러니까 뱃살! 어깨 라인도 원래는 되게 좁았는데 나이 들수록 남자처럼 떡대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