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 호르몬이랑 홈스쿨링이랑 할 때 치마 등 좀 여성을 상징하는 그런 옷들은 안 입으셨어요?
서우 : 음... 저는 원래 어릴 때도 치마를 거의 안 입고 지냈어요.
에디 : 그럼 바지 같은 남성적인 옷을 입었나요?
서우 : 그때는 정체성 때문에 안 입었다기보다는 활동하는 데엔 치마보다는 바지가 더 편하고 그런 이유로 안 입었던 거 같아요.
에디 : 왜냐면… 그니깐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제가 여자라는 걸 인식했고, 난 여자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화장을 하고 이러면 뭔가 좀, 이질감이라고 해야 되나? 그게 너무 느껴지는 거예요. 자신감 부족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건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으세요? 그러니깐 갑자기 머리도 이렇게 짧게 잘라야 하고 이래야 되는데...
서우 : 음... 그런 건 솔직히 말해 아직 좀 어려운 거 같아요.
에디 : 어떤 부분에 대해서요.?
서우 : 그러니까 아무래도 본인이 외모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거울로 자기 모습을 맨날 보게 되니까요. 제가 호르몬 치료하고 나서 다른 분들은 저를 오랜만에 보시고 많이 바뀌었다고 말하거든요? 근데 정작 본인은 잘 모르죠. 항상 예전의 모습인 것 같고... 그러니 밖에 나가면 남들이 더 이상 나를 남자로 볼까 여자로 볼까 그런 단계는... 물론 제가 그 단계를 다 지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약간 덜 남성적으로 보이는 거죠. 그러니까 원래 남성으로 태어나신 분들보다 좀 덜 남성적으로 보인다든지 그런 묘한 게 있는 것 같아요.
에디 : 그럼 유년 시절부터 머리도 계속 짧으셨던 거예요?
서우 : 아니요. 음... 머리 길렀었어요. 근데 좀 묶고 다녔죠.
에디 : 아~ 언제 자르신 거예요?
서우 : 그거는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언제부터 머리를 짧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에디 : 그러면 화장도 하고 지냈다거나…?
서우 : 아무래도.. 홈스쿨링 하고 그랬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았고요. 대학교를 다녔지만 그때는 본인의 정체성이 확립이 됐으니까 화장은 안 했어요.
에디 : 저는 아이라인을 처음하고 화장하고 나갔을 때, 대문 밖조차 못 나갔어요. [다 같이 웃음] 2시간 동안 이걸 하고 대문 앞에서 못 나갔죠. 그러다가 운 적이 있었거든요. 너무 바보 같아 가지고... 그런데 이것도 역시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한 번에 확 하는 건 너무 말도 안 되는 거 같고 시간이 많이 걸렸거든요. [웃음]
서우 : 저도... 잘 몰랐어요. 아까 만났을 때, 약간 목소리가 좀 굵으셔서...
에디 : 그지, 그지! [웃음]
서우 : 그러니까, 일반 여성 중에 굵으신 분들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이 인터뷰 하는 단체가 성적소수자 관련한 단체다 보니까 혹시... 혹시 mtf가 아닐까 생각은 했지만, 만약에 이런 단체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거 같아요.
에디 : 감사해요~ [웃음] 전 아직도 아까 말씀했던 거에 깊이 공감하는 게 뭐였냐면, 지금은 넘어섰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저는 지금 그 단계거든요. 주변에 나 예쁘나고 막 물어보긴 하지만 전 아직도 어느 순간 보면 되게 남자 같고, 웬 남자가 머리 묶고 있고... 아직도 저는 그러고 있어요.
서우 : 저도 좀 그런 게 아직도 있어요. 그런 거 쉽게 가시는 거 같진 않아요.
에디 : 근데 저는, 만약에 저 혼자만 있었으면 절대 그렇게 안 했을 건데... 근데 아까 말씀 하시길 잘 넘어섰다고 하셨잖아요.
서우 : 넘어섰다는 게 그게... 남들이 더 이상 “여자세요, 남자세요?” 그렇게 질문을 안 한다는 면에서 이제 넘어섰다는 거지, 본인이 거기에 대해서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요.
에디 : 지금도 때때로?
서우 : 아무래도 자기 자신한테는 좀 더 엄격하고 뭔가 의식을 계속 하게 되겠죠?
수엉 : 그러고 보니 ftm이라는 말은 언제 어디서 처음 알게 된 거예요? 보통은 “이게 뭐지?” 하면서 검색하다가 커뮤니티나 이런 데서 알게 된다고들 하던데요.
서우 : 저도 그건 잘 모르겠어요 언제 처음으로 알게 된 지는 솔직히 기억이 안 나요.
에디 : 저 같은 경우도 제가 여자라는 건 알았지만, 지식이 없어서... 전 제가 게이인 줄 알았거든요. 서우님은 처음 알았을 때부터 난 남자니까 수술해야 된다는 생각을 바로 하셨던 거예요?
서우 : 어릴 때는 아니었던 거 같아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어릴 땐 하리수 씨 등 mtf 분들 중에 드러내 놓고 나오시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저는 근데 어렸을 때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하는 것만 가능한 줄 알았지, 저처럼 여성에서 남성으로 가능한지도 잘 몰랐어요. 그래서 “내 몸에 뭔가 만족을 하지 못하는데 그럼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수술로 그걸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잘 몰랐던 거 같아요. 사실은 여성에서 남성으로 수술도 가능하다는 걸 언제 알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어느 시점부터는 그걸 알고 있었던 거 같아요.
에디 : 수술이라고 하면, 다 그렇지는 않지만 많은 mtf들에게는 얼굴도 중요해서 외모부터 팍팍! 외모에 돈이 제일 많이 들어가거든요. 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지만요~ 혹시 외모에서 바꾸고 싶거나 그런 게 있다면요?
서우 : 지금도 그런 생각이 있는 거 같아요. 저도 만약에 태어나길 처음부터 남성으로 태어났으면 지금 모습하곤 좀 달랐을 거라고 계속 생각하거든요. 그게 얼굴이 됐든 체격이 됐든? 그래서 그런 생각은 항상 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제 돈으로 수술을 받은 거면 자유롭게 하겠지만 부모님한테 지원을 받은 거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빚을 진다고 생각 들죠. 그러니까 최소한으로 필요한 거 외에는 다른 건 더 이상... 선뜻 말하거나 할 수는 없긴 해요. 그건 어려운 거 같아요.
에디 : ftm도 성형수술을 보통 많이 하시는 편인가요?
서우 :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하는 분들은 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에디 : 본인은 하고 싶은 부분 없으세요? 만약에 돈이 현찰이 주머니 손에 있다면?
서우 : 아무래도 전 골격 같은 게… 태어나길 남성으로 태어나신 분들하고 좀 다를 수도 있는 거 같아요.
에디 : 어디 부분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이 드세요? 그니까 이렇게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싶은 곳이 있다면요?
서우 : 제일 민감한 건 아무래도 체격인 거 같아요. 근데 그거는 수술을 해서 바꿀 수는 없는 거잖아요. 키라든지요. 게다가 제가 좀 체질적으로도 되게 마르고 살이 잘 안 붙어서 좀 왜소한 것도 그렇고... 그런 것들은 어떻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게 항상 제일 걱정이 되죠. 그래서 아직도 그런 건 좀 민감한 거 같아요. 밖에 나가거나 할 때요.
에디 : 신발 고를 때 발 사이즈라든지…?
서우 : 전 되게 발이 작다고 그래야 되나? 270이에요.
에디 : 그 정도면 발이 큰 거잖아요! [웃음]
서우 : 아, 그래요?
에디 : 저 같은 경우는 여자 신발을 신으면 약간 힘들거든요. 여튼, 근데 티가 하나도 안 나~ 체격 빼고는 다른 건 필요가 없으신 거로 보여요. [같이 웃음] 아까 대학교 때 머리 묶고 이러고 다녔다고 하셨잖아요. 그때도 복장이나 이런 것들은 너무 여성스럽지 않은 걸로 청바지나 이런 걸 입으셨던 거예요?
서우 : 예. 그냥 중성적으로 입었던 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남자 분들이 치마를 입고 다니기는 좀 힘들잖아요. 근데 여자분들은 바지를 입어도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그런 점에 있어선 mtf 분들보다 복장에서 좀 더 자유로웠던 거 같기도 해요.
에디 : 그렇구나~
수엉 : 휴학하고 돌아와서 전과해서 다니셨을 때 전에 알던 사람들이랑은 어떠셨어요?
서우 : 일부러 거의 마주치질 않고 지냈죠.
수엉 : 그럼 그 후에 새로 들어간 학과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우님을 남자로 대했던 거예요?
서우 : 예.
에디 : 그래도 학교에서는 알잖아요. 신상정보가 있으니깐...
서우 : 학교에서는 신상정보도 바꿨어요. 여권 상의 성별을 바꾸면서 같이요. 그런 건 좋았죠. 법적으로 바꾸면 주민번호와 같은 격인 외국인등록번호가 있으니까요.
에디 : 그러고 보니 이건 좀 쌩뚱 맞은 질문인데... ftm분에게 한 번 질문하고 싶었던 게 뭐였냐면, 많은 ftm분들이 워낙 남성성에 대한 걸 갈망을 하니까 군복무에 대한 열망 같은 것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그런 건 없으세요?
서우 : 저도 갔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해요. 그렇지만 군대에 가서 2년 가까이를 잘 지낼 자신은 없는데, 어느 기간 동안은 한번 체험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들이 절 남성으로 알고 있잖아요? 그러니 아무래도 흔하게 받는 질문이 ‘군대 갔다 오셨어요?’인데, 그에 대해서 다른 ftm분들은 어떻게 대답하시는진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또 제가 운이 좋았던 게 뭐냐면, 저는 거짓말 할 필요 없이 “저는 외국인이라서 안 가요” 그러면 되는 거였던 거죠. 그런 식으로 얘기할 수 있었던 게 더 편하고요. 그렇게 보니 저는 모든 게 운이 좋게도 잘 맞아 떨어졌던 거 같아요. 이름도 서우였고, 가족들도 다 지원해주고, 국적도 이제 한국이 아니니깐요.
[잠시 침묵]
서우 : 저는 유년 시절보다는 오히려 요새 좀 더 많이 고민하게 되는 거 같아요.
에디 : 요즘에 가장 큰 고민은 뭐인데요?
서우 : 수술에 대한 것도 있고요. 직업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도 있고... 이제는 나이만 성인이 아니라 진짜 성인으로서의 삶을 살 때가 됐잖아요. 그런 거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생각이 많이 들고... 저도 제가 굉장히 운이 많이 좋다는 걸 알아요. 그런데도 운이 많이 좋다고 해서 힘든 게 아주 없어지는 거 같진 않거든요? 뭐냐면, 정체성은 항상 가지고 가야 될 문제인 거 같아요. 그러니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좋아져도, 아무리 수술을 받아도, 태어나기를 원래 그렇게 태어나신 분들만큼 될 수는 없는 거기 때문이라고 생각 들고요. 항상 그런 질문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만약에 처음부터 아예 완전히 남성으로 태어나든지 그냥 완전히 여성으로 태어나든지 그랬으면 어땠을까? 내가 운이 좋다고는 하지만, 만약에 진짜로 운이 좋았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았어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거죠. 아무튼 그런 것 때문에 가끔씩 화도 많이 나고 그러는 게 있죠. 요새는 이런 생각이 많이 드는 거 같아요.
에디 : 저는 유년 시절에는 “왜 난 몸이 이렇지?”라는 건 느꼈지만, 저는 종교 있어서 병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서우 : 저도 종교 있어요.
에디 : 어떤 종교세요?
서우 : 기독교요.
에디 : 교회엔 정기적으로 계속나가세요?
서우 : 예전에는 자주 다녔었는데요. 저희 가족이 하도 이사를 많이 다니다 보니까 이사를 하고 난 다음부터는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아빠 친구분 중에 목사님이 계산데, 오히려 그분들이 나서서 저를 많이 지지해주셨어요.
에디 : 오!! 그럼 교회 다니면서 죄 지었다는 기분이 들었거나 그런 건 없으셨겠네요?
서우 : 그런 건 전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죄 지었다 생각할 필요도 없는 거 같아요. 저는 진정한 신은 그렇게 차별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에디 : 호르몬이랑 홈스쿨링이랑 할 때 치마 등 좀 여성을 상징하는 그런 옷들은 안 입으셨어요?
서우 : 음... 저는 원래 어릴 때도 치마를 거의 안 입고 지냈어요.
에디 : 그럼 바지 같은 남성적인 옷을 입었나요?
서우 : 그때는 정체성 때문에 안 입었다기보다는 활동하는 데엔 치마보다는 바지가 더 편하고 그런 이유로 안 입었던 거 같아요.
에디 : 왜냐면… 그니깐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제가 여자라는 걸 인식했고, 난 여자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화장을 하고 이러면 뭔가 좀, 이질감이라고 해야 되나? 그게 너무 느껴지는 거예요. 자신감 부족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건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으세요? 그러니깐 갑자기 머리도 이렇게 짧게 잘라야 하고 이래야 되는데...
서우 : 음... 그런 건 솔직히 말해 아직 좀 어려운 거 같아요.
에디 : 어떤 부분에 대해서요.?
서우 : 그러니까 아무래도 본인이 외모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거울로 자기 모습을 맨날 보게 되니까요. 제가 호르몬 치료하고 나서 다른 분들은 저를 오랜만에 보시고 많이 바뀌었다고 말하거든요? 근데 정작 본인은 잘 모르죠. 항상 예전의 모습인 것 같고... 그러니 밖에 나가면 남들이 더 이상 나를 남자로 볼까 여자로 볼까 그런 단계는... 물론 제가 그 단계를 다 지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약간 덜 남성적으로 보이는 거죠. 그러니까 원래 남성으로 태어나신 분들보다 좀 덜 남성적으로 보인다든지 그런 묘한 게 있는 것 같아요.
에디 : 그럼 유년 시절부터 머리도 계속 짧으셨던 거예요?
서우 : 아니요. 음... 머리 길렀었어요. 근데 좀 묶고 다녔죠.
에디 : 아~ 언제 자르신 거예요?
서우 : 그거는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언제부터 머리를 짧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에디 : 그러면 화장도 하고 지냈다거나…?
서우 : 아무래도.. 홈스쿨링 하고 그랬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았고요. 대학교를 다녔지만 그때는 본인의 정체성이 확립이 됐으니까 화장은 안 했어요.
에디 : 저는 아이라인을 처음하고 화장하고 나갔을 때, 대문 밖조차 못 나갔어요. [다 같이 웃음] 2시간 동안 이걸 하고 대문 앞에서 못 나갔죠. 그러다가 운 적이 있었거든요. 너무 바보 같아 가지고... 그런데 이것도 역시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한 번에 확 하는 건 너무 말도 안 되는 거 같고 시간이 많이 걸렸거든요. [웃음]
서우 : 저도... 잘 몰랐어요. 아까 만났을 때, 약간 목소리가 좀 굵으셔서...
에디 : 그지, 그지! [웃음]
서우 : 그러니까, 일반 여성 중에 굵으신 분들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이 인터뷰 하는 단체가 성적소수자 관련한 단체다 보니까 혹시... 혹시 mtf가 아닐까 생각은 했지만, 만약에 이런 단체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거 같아요.
에디 : 감사해요~ [웃음] 전 아직도 아까 말씀했던 거에 깊이 공감하는 게 뭐였냐면, 지금은 넘어섰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저는 지금 그 단계거든요. 주변에 나 예쁘나고 막 물어보긴 하지만 전 아직도 어느 순간 보면 되게 남자 같고, 웬 남자가 머리 묶고 있고... 아직도 저는 그러고 있어요.
서우 : 저도 좀 그런 게 아직도 있어요. 그런 거 쉽게 가시는 거 같진 않아요.
에디 : 근데 저는, 만약에 저 혼자만 있었으면 절대 그렇게 안 했을 건데... 근데 아까 말씀 하시길 잘 넘어섰다고 하셨잖아요.
서우 : 넘어섰다는 게 그게... 남들이 더 이상 “여자세요, 남자세요?” 그렇게 질문을 안 한다는 면에서 이제 넘어섰다는 거지, 본인이 거기에 대해서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요.
에디 : 지금도 때때로?
서우 : 아무래도 자기 자신한테는 좀 더 엄격하고 뭔가 의식을 계속 하게 되겠죠?
수엉 : 그러고 보니 ftm이라는 말은 언제 어디서 처음 알게 된 거예요? 보통은 “이게 뭐지?” 하면서 검색하다가 커뮤니티나 이런 데서 알게 된다고들 하던데요.
서우 : 저도 그건 잘 모르겠어요 언제 처음으로 알게 된 지는 솔직히 기억이 안 나요.
에디 : 저 같은 경우도 제가 여자라는 건 알았지만, 지식이 없어서... 전 제가 게이인 줄 알았거든요. 서우님은 처음 알았을 때부터 난 남자니까 수술해야 된다는 생각을 바로 하셨던 거예요?
서우 : 어릴 때는 아니었던 거 같아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어릴 땐 하리수 씨 등 mtf 분들 중에 드러내 놓고 나오시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저는 근데 어렸을 때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하는 것만 가능한 줄 알았지, 저처럼 여성에서 남성으로 가능한지도 잘 몰랐어요. 그래서 “내 몸에 뭔가 만족을 하지 못하는데 그럼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수술로 그걸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잘 몰랐던 거 같아요. 사실은 여성에서 남성으로 수술도 가능하다는 걸 언제 알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어느 시점부터는 그걸 알고 있었던 거 같아요.
에디 : 수술이라고 하면, 다 그렇지는 않지만 많은 mtf들에게는 얼굴도 중요해서 외모부터 팍팍! 외모에 돈이 제일 많이 들어가거든요. 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지만요~ 혹시 외모에서 바꾸고 싶거나 그런 게 있다면요?
서우 : 지금도 그런 생각이 있는 거 같아요. 저도 만약에 태어나길 처음부터 남성으로 태어났으면 지금 모습하곤 좀 달랐을 거라고 계속 생각하거든요. 그게 얼굴이 됐든 체격이 됐든? 그래서 그런 생각은 항상 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제 돈으로 수술을 받은 거면 자유롭게 하겠지만 부모님한테 지원을 받은 거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빚을 진다고 생각 들죠. 그러니까 최소한으로 필요한 거 외에는 다른 건 더 이상... 선뜻 말하거나 할 수는 없긴 해요. 그건 어려운 거 같아요.
에디 : ftm도 성형수술을 보통 많이 하시는 편인가요?
서우 :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하는 분들은 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에디 : 본인은 하고 싶은 부분 없으세요? 만약에 돈이 현찰이 주머니 손에 있다면?
서우 : 아무래도 전 골격 같은 게… 태어나길 남성으로 태어나신 분들하고 좀 다를 수도 있는 거 같아요.
에디 : 어디 부분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이 드세요? 그니까 이렇게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싶은 곳이 있다면요?
서우 : 제일 민감한 건 아무래도 체격인 거 같아요. 근데 그거는 수술을 해서 바꿀 수는 없는 거잖아요. 키라든지요. 게다가 제가 좀 체질적으로도 되게 마르고 살이 잘 안 붙어서 좀 왜소한 것도 그렇고... 그런 것들은 어떻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게 항상 제일 걱정이 되죠. 그래서 아직도 그런 건 좀 민감한 거 같아요. 밖에 나가거나 할 때요.
에디 : 신발 고를 때 발 사이즈라든지…?
서우 : 전 되게 발이 작다고 그래야 되나? 270이에요.
에디 : 그 정도면 발이 큰 거잖아요! [웃음]
서우 : 아, 그래요?
에디 : 저 같은 경우는 여자 신발을 신으면 약간 힘들거든요. 여튼, 근데 티가 하나도 안 나~ 체격 빼고는 다른 건 필요가 없으신 거로 보여요. [같이 웃음] 아까 대학교 때 머리 묶고 이러고 다녔다고 하셨잖아요. 그때도 복장이나 이런 것들은 너무 여성스럽지 않은 걸로 청바지나 이런 걸 입으셨던 거예요?
서우 : 예. 그냥 중성적으로 입었던 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남자 분들이 치마를 입고 다니기는 좀 힘들잖아요. 근데 여자분들은 바지를 입어도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그런 점에 있어선 mtf 분들보다 복장에서 좀 더 자유로웠던 거 같기도 해요.
에디 : 그렇구나~
수엉 : 휴학하고 돌아와서 전과해서 다니셨을 때 전에 알던 사람들이랑은 어떠셨어요?
서우 : 일부러 거의 마주치질 않고 지냈죠.
수엉 : 그럼 그 후에 새로 들어간 학과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우님을 남자로 대했던 거예요?
서우 : 예.
에디 : 그래도 학교에서는 알잖아요. 신상정보가 있으니깐...
서우 : 학교에서는 신상정보도 바꿨어요. 여권 상의 성별을 바꾸면서 같이요. 그런 건 좋았죠. 법적으로 바꾸면 주민번호와 같은 격인 외국인등록번호가 있으니까요.
에디 : 그러고 보니 이건 좀 쌩뚱 맞은 질문인데... ftm분에게 한 번 질문하고 싶었던 게 뭐였냐면, 많은 ftm분들이 워낙 남성성에 대한 걸 갈망을 하니까 군복무에 대한 열망 같은 것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그런 건 없으세요?
서우 : 저도 갔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해요. 그렇지만 군대에 가서 2년 가까이를 잘 지낼 자신은 없는데, 어느 기간 동안은 한번 체험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들이 절 남성으로 알고 있잖아요? 그러니 아무래도 흔하게 받는 질문이 ‘군대 갔다 오셨어요?’인데, 그에 대해서 다른 ftm분들은 어떻게 대답하시는진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또 제가 운이 좋았던 게 뭐냐면, 저는 거짓말 할 필요 없이 “저는 외국인이라서 안 가요” 그러면 되는 거였던 거죠. 그런 식으로 얘기할 수 있었던 게 더 편하고요. 그렇게 보니 저는 모든 게 운이 좋게도 잘 맞아 떨어졌던 거 같아요. 이름도 서우였고, 가족들도 다 지원해주고, 국적도 이제 한국이 아니니깐요.
[잠시 침묵]
서우 : 저는 유년 시절보다는 오히려 요새 좀 더 많이 고민하게 되는 거 같아요.
에디 : 요즘에 가장 큰 고민은 뭐인데요?
서우 : 수술에 대한 것도 있고요. 직업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도 있고... 이제는 나이만 성인이 아니라 진짜 성인으로서의 삶을 살 때가 됐잖아요. 그런 거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생각이 많이 들고... 저도 제가 굉장히 운이 많이 좋다는 걸 알아요. 그런데도 운이 많이 좋다고 해서 힘든 게 아주 없어지는 거 같진 않거든요? 뭐냐면, 정체성은 항상 가지고 가야 될 문제인 거 같아요. 그러니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좋아져도, 아무리 수술을 받아도, 태어나기를 원래 그렇게 태어나신 분들만큼 될 수는 없는 거기 때문이라고 생각 들고요. 항상 그런 질문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만약에 처음부터 아예 완전히 남성으로 태어나든지 그냥 완전히 여성으로 태어나든지 그랬으면 어땠을까? 내가 운이 좋다고는 하지만, 만약에 진짜로 운이 좋았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았어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거죠. 아무튼 그런 것 때문에 가끔씩 화도 많이 나고 그러는 게 있죠. 요새는 이런 생각이 많이 드는 거 같아요.
에디 : 저는 유년 시절에는 “왜 난 몸이 이렇지?”라는 건 느꼈지만, 저는 종교 있어서 병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서우 : 저도 종교 있어요.
에디 : 어떤 종교세요?
서우 : 기독교요.
에디 : 교회엔 정기적으로 계속나가세요?
서우 : 예전에는 자주 다녔었는데요. 저희 가족이 하도 이사를 많이 다니다 보니까 이사를 하고 난 다음부터는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아빠 친구분 중에 목사님이 계산데, 오히려 그분들이 나서서 저를 많이 지지해주셨어요.
에디 : 오!! 그럼 교회 다니면서 죄 지었다는 기분이 들었거나 그런 건 없으셨겠네요?
서우 : 그런 건 전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죄 지었다 생각할 필요도 없는 거 같아요. 저는 진정한 신은 그렇게 차별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