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에 지금은 MTF의 입장에서 CD바가 어떤 장소인지를 생각해본다. 주변 여건으로 인해서 하기 어려웠던 자신에 맞는 젠더행위를 다른 준비 없이 할 수 있는 장소, 함께 어울리는 성소수자들이 편하게 친목을 나누는 장소, 이끌리는 사람들이 다양한 만남을 갖는 장소, 직원과 함께 수다를 떨기도 하는 장소... 그 외에도 CD바는 찾아오는 목적에 맞춰 또 다른 장소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CD바가 가지고 있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성격의 일면이자, 트랜스젠더 바와의 차이이다. 그러한 다양성은 자신을 드러내면서 하고 싶은 행동을 선택 할 수 있는 자유를 만들어낸다. MTF의 이름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CD바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장소. 그것이 CD바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이자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의 모티브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CD바가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으로써 모범답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FTM과는 그다지 인연이 없는 장소라는 것 외에도 바이기에 나타나는 성적인 요소들, 이분법적인 젠더행위를 재현하지 않는 트랜스젠더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 등, 당연하다면 당연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CD바에 굳이 변화를 촉구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말을 하는 이유는 CD바라는 공간을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로 삼는 대신, 트랜스젠더들이 일상적으로 찾아가 즐길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로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운 일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기에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진정한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은 무엇일까, 트랜스젠더가 있는 게 자연스러운 곳? 젠더이분법적/탈젠더이분법적 트랜스젠더가 자신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곳? 시스젠더들 사이에서도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는 곳? 그런 공간은 한 곳에서 구현할 수도 있고 CD바처럼 장단점이 공존하는 수많은 공간들의 집단일수도 있을 것이고 트랜스젠더를 위한다는 명제가 겉으로 드러날 수도 있고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듯 녹아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이란 어떤 것일까? 그리고,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 속에 반드시 녹아들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_희정
그래도 생각을 하게 된다.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혹은 였다는 것을 숨길 필요 없는 공간, 목소리를 조금도 죽일 필요 없이 큰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공간, 자신만의 방 다음으로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공간이 있다면 어떤 형태를 해야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더 만족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의 끝에 그런 가능성을 품고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여장클럽, CD클럽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CD바가 바로 그 곳이다.
트랜스젠더를 위한 장소인데 왜 CD*라는 이름이 있는지 궁금할 수 있다. 트랜스젠더 바는 1960~70년대에 이태원에서 시작되어 드래그퀸**들의 공연을 보고 유흥을 즐기는 곳이라는 인식이 이어져 왔다. 그런 인식은 현재에도 이어져 트랜스젠더라는 이름이 포함된 가게는 그 이름만 들었을 때에는 트랜스젠더들이 노동자로 존재하는 장소라는 편견이 있는 상태이다. 반면 CD바는 신체 성별이 남성인 크로스 드레스를 대상으로 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는 곳이다. 주로 오는 사람은 크로스 드레서, MTF 트랜스젠더, 러버**** 등이다. CD바는 한 두마디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장소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CD바에 출입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어떤 목적으로 가느냐에 따라 CD바는 다른 얼굴이 되는 것이다.
*크로스드레서의 약자로 일반적으로 다른 성별에 해당하는 젠더 복장이나 행위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이다
**여성의 복장을 입으며 다양한 노동에 종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남성을 일컫는 말.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크로스드레서, 트랜스젠더, 크로스 베스타잇 등을 세분화하지 않고 함께 이야기한 것에 가깝다.
***여장을 의미하는 은어
****트랜스젠더나 크로스드레서에게 이끌림을 느끼는 사람을 의미하는 은어
그렇기에 지금은 MTF의 입장에서 CD바가 어떤 장소인지를 생각해본다. 주변 여건으로 인해서 하기 어려웠던 자신에 맞는 젠더행위를 다른 준비 없이 할 수 있는 장소, 함께 어울리는 성소수자들이 편하게 친목을 나누는 장소, 이끌리는 사람들이 다양한 만남을 갖는 장소, 직원과 함께 수다를 떨기도 하는 장소... 그 외에도 CD바는 찾아오는 목적에 맞춰 또 다른 장소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CD바가 가지고 있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성격의 일면이자, 트랜스젠더 바와의 차이이다. 그러한 다양성은 자신을 드러내면서 하고 싶은 행동을 선택 할 수 있는 자유를 만들어낸다. MTF의 이름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CD바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장소. 그것이 CD바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이자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의 모티브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CD바가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으로써 모범답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FTM과는 그다지 인연이 없는 장소라는 것 외에도 바이기에 나타나는 성적인 요소들, 이분법적인 젠더행위를 재현하지 않는 트랜스젠더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 등, 당연하다면 당연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CD바에 굳이 변화를 촉구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말을 하는 이유는 CD바라는 공간을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로 삼는 대신, 트랜스젠더들이 일상적으로 찾아가 즐길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로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운 일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기에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진정한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은 무엇일까, 트랜스젠더가 있는 게 자연스러운 곳? 젠더이분법적/탈젠더이분법적 트랜스젠더가 자신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곳? 시스젠더들 사이에서도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는 곳? 그런 공간은 한 곳에서 구현할 수도 있고 CD바처럼 장단점이 공존하는 수많은 공간들의 집단일수도 있을 것이고 트랜스젠더를 위한다는 명제가 겉으로 드러날 수도 있고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듯 녹아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이란 어떤 것일까? 그리고, 트랜스젠더를 위한 공간 속에 반드시 녹아들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_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