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는 ‘이야기 채집단’에 줄인 말입니다. 저희는 3명으로 이루어진 퀴어 컨텐츠 단체예요. 공익인권단체에서 만나게 된 친한 친구 3명이서 무겁고 다가가기 어려운 퀴어 이론적인 서적을 떠나서 대중적인 하나의 픽션을 선보이고 싶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꽁치시리즈는 그림동화책이지만 앞으론 소설이나 사진집, 능력이 된다면 영상 쪽으로도 기획하고 싶습니다.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를 제작한 계기가 있나요?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요?
이야기 채집단 내부에서 성소수자 중에서도 트랜스젠더 이슈를 다루자는 합의가 있었어요. 특히 치마라는 소재는 ftm 친구의 어릴 적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친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치마는 절대 입지 않으려 했대요.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언제나처럼 치마를 입지 않겠다고 말하자 그걸 들은 친구의 어머니가 친구 옷장의 치마를 전부 가위로 잘라버렸다고 합니다. 친구는 몇 번이고 그 장면을 기억하고 이야기해주곤 했는데, 아마 옷장에 가득한 치마의 이미지가 거기서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는 2015년도의 발행된 이채에서 출간된 그림동화책이다. <꽁치의 옷장에 치마만 100개>에서 꽁치는 치마를 좋아하는 고양이다. 무용할 때도 축구를 할 때도 치마를 입고 한다. 그렇지만 꽁치가 치마를 입는 게 부모님에겐 큰 고민이다. 꽁치는 치마를 다시 안 입기로 엄마와 약속한다. 치마를 입을 수 없게 되자, 꽁치는 웃음도 잃고 옷도 입지 않고 학교도 안 나가게 된다. 꽁치는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까?
조각보자기 1호를 맞아, 이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지금까지의 꽁치가 더욱 사랑스러워지고, 앞으로의 꽁치를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자라났다. 꽁치와 함께 앞으로 한국 퀴어 그림책이 무수히 피어나길!
이채, 어떤 단체입니까?
이채는 ‘이야기 채집단’에 줄인 말입니다. 저희는 3명으로 이루어진 퀴어 컨텐츠 단체예요. 공익인권단체에서 만나게 된 친한 친구 3명이서 무겁고 다가가기 어려운 퀴어 이론적인 서적을 떠나서 대중적인 하나의 픽션을 선보이고 싶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꽁치시리즈는 그림동화책이지만 앞으론 소설이나 사진집, 능력이 된다면 영상 쪽으로도 기획하고 싶습니다.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를 제작한 계기가 있나요?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요?
이야기 채집단 내부에서 성소수자 중에서도 트랜스젠더 이슈를 다루자는 합의가 있었어요. 특히 치마라는 소재는 ftm 친구의 어릴 적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친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치마는 절대 입지 않으려 했대요.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언제나처럼 치마를 입지 않겠다고 말하자 그걸 들은 친구의 어머니가 친구 옷장의 치마를 전부 가위로 잘라버렸다고 합니다. 친구는 몇 번이고 그 장면을 기억하고 이야기해주곤 했는데, 아마 옷장에 가득한 치마의 이미지가 거기서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동화책인데 주제가 문제가 될까 걱정 안 하셨나요? 왜 동화책이라는 수단으로 이 주제를 이야기하려고 하셨어요?
당연히 걱정도 됐죠. 하지만 그래서 더욱 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 나오는 유아 그림동화는 모두 성별이분법와 이성애중심주의를 당연하게 갖고 가니까요. 그 구도에 균열을 내고 싶어서 만든 만큼, 그런 걱정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저희도 예상 못한 일이지만,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는 출판사를 통해 발행되었어요. KRSRC의 한채윤님을 통해 출판사들이랑 연결이 되어서 지원을 했어요. 3곳에 지원했는데 출판사 두 곳에선 떨어졌어요. 지원할 때 출판사 측에서 우리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놀랍게도 성소수자의 주제를 다룬 건 전혀 문제가 안 됐어요. 그냥 ‘그림이 마음에 안 든다’ 이런 느낌이었죠.
그림동화책인 이유는 3명 다 그림책을 좋아해요. 그림책은 상상력을 자극시키며 효과가 큰 것 같아요. 조금 쉽게 받아드리는 느낌도 있고요. 트랜스젠더라서 치마를 좋아한다고 한정지은 것은 아니고, 확실한 건 꽁치는 그냥 치마를 좋아하는 남자아이라는 거예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방해물이나 걸림돌은 있었나요?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를 제작할 때 외부에서나 내부에서 걸림돌이나 방해물은 전혀 없었어요. 출판사에서 지원은 했지만, 그게 떨어지면 작품을 독립적으로 발행할 예정이었어요. 그래서 텀블벅이라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원을 모았죠. 텀블벅에서는 목표보다 4배가 넘는 금액을 후원받았어요. 게다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출판사와도 연결이 되었고요. 그래서 텀블벅으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퀴어문화축제 때 부스도 운영했어요.
꽁치는 왜 고양이인가요?
꽁치가 고양이인 데는 2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 이유는 굉장히 원초적인 이유인데,우리 그림작가님께서 사람을 묘사하는 걸 어려워하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초안을 검토할 때 당시 꽁치를 고양이로 그려오셨는데, 그 중 꽁치가 샤워하는 장면을 보고 고양이 꽁치와 반했어요. 두 번째 이유는 동물이 성 중립적인 느낌을 더 잘 묘사해내기 때문이에요. 그림작가님께서 시골에서 자라셨는데 거기선 여자, 남자 없이 다 같이 놀았던 기억에서 영감을 얻으셨어요. 꽁치도 마찬가지예요, 남자, 여자를 떠나서 그냥 치마를 좋아하는 아이죠.
가장 인상적인 반응 후기가 뭐였나요?
가장 인상적인 반응은 말이 아니라 어떤 행동이었어요. 저희 이채 구성원의 학교 친구가, 동화책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를 구해서 읽었나봐요. 그러고는 만나서 그냥 꽉 안아주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 말없이요. 그 행동이 큰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마치 보상받는 느낌이랄까요.
꽁치의 친구들의 응원과 지지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앞으로 꽁치의 이야기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요?
한국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에 본 뉴스가 있어요. 어느 나라 한 학교에서 어느 트랜스젠더 학생이 학교에 치마 교복을 입고 등교하자, 학교가 그 학생에게 치마 착용을 금지한 일이 있었어요. 어쩔 수 없이 그 학생이 학교의 지시에 따라 바지를 입으려고 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그럴 수 없다면서, 모두 치마를 입고 와서 시위한 거예요. 한국에서도 친구들이 그렇게 응원해 줄 수 있길 바라고 희망해요. 친구들의 힘을 믿어요.
<꽁치랑 뽀뽀하면 안 된다고?>가 출간되었잖아요. 1권 꽁치랑 어떻게 다른가요?
<꽁치랑 뽀뽀하면 안 된다고?>는 1권이랑 이어지지는 않아요. 꽁치가 나오긴 하는데 이름만 같지 다른 캐릭터예요. <꽁치랑 뽀뽀하면 안 된다고?>는 성별정체성을 떠나서 성적지향을 주제로 삼았어요. 1권에서 나온 꽁치 이야기를 계속 가지고 가려 하니 어려웠어요. 그래서 다양한 정체성과 지향을 보이기 위해 이야기의 방향을 바꿨죠.
앞으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계시나요?
지금은 <꽁치랑 뽀뽀하면 안 된다고?>를 출간하고, 잠시 쉬고 있어요. 곧 다시 꽁치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거에요. 꽁치 그림동화책 시리즈는 다섯 권을 생각하고 있어요. 동화책 이외에도, 퀴어 사진집이랑 소설 기획 같은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요. 앞으로도 꽁치와 이채와 함께 해주세요!.
이채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들어가보세요!
[이채] 트위터 twitter.com/chaezipdan
[이채] 블로그 blog.naver.com/chaezipdan
[이채] 페이스북 www.facebook.com/chaezipdan